열한번째
불쑥불쑥 네가 자꾸 떠올라 미치겠다
같이 가지도 않았던 이태원 거리를 걷는데
어째서 그렇게나 네 생각이 나는지 종일 심란했다
친구와 코엑스 주변을 걷고 또 걷는데
매번 지리에 익숙치 않아하던 네가 또 떠오르고
회식 끝난 나를 보러 오밤중에도 달려왔던 네가
너와 함께 신발 구경을 하던 순간이
그리고 마지막을 얘기하며 헤어진 그 장소가
미친듯이 아프다
간밤에 꿨던 꿈엔 다른 여자 곁에서 웃고 있다가
나를 발견하곤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그런 너를,
그래서 자꾸 새벽에 깨는 나를.
어지러운 새벽
너도 나와 같을까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도 내가 자꾸 떠올라
너도 미칠 것 같은 아침을 맞이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