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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TYMOON Jun 06. 2016

언니야 언니야

내려와서 같이 살면 안돼?

짧은 연휴

동생이 놀러왔다


그 짧은 연휴에도 직장에 나가야 했던 나는

동생과 있을 시간이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안면몰수하고 결국 모든 당직 변경 제안을 다 거절했다


언니야 언니야 이거 먹을까 저거 먹을까

언니야 언니야 이 옷 살까 말까

언니야

언니야


나이를 먹어 이제 함께 늙어가는 우리지만

아직도 동생은 언니 말이라면 다 맞는 줄 안다


지나가는 말로 아무렇지 않게

언니야 내려와서 같이 살면 안돼?

라는 질문엔 진심이 담겨있는 걸 안다

대답은 나도모르게 망설였다

어느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족들보다

나 혼자만의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엄마와 둘이서 아웅다웅해가며

그래도 죽이 맞아 맛난 것도 먹으러 다니고

좋은 것도 보러 다니고 엄마를 보살피는 착한 내 동생


아직 옆에서 드렁드렁 코골며 자고 있는 모습보니

오늘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게 우울하고 쓸쓸해진다


내 동생

언니야가 많이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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