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와서 같이 살면 안돼?
짧은 연휴
동생이 놀러왔다
그 짧은 연휴에도 직장에 나가야 했던 나는
동생과 있을 시간이 줄어드는 게 아까워서 안면몰수하고 결국 모든 당직 변경 제안을 다 거절했다
언니야 언니야 이거 먹을까 저거 먹을까
언니야 언니야 이 옷 살까 말까
언니야
언니야
나이를 먹어 이제 함께 늙어가는 우리지만
아직도 동생은 언니 말이라면 다 맞는 줄 안다
지나가는 말로 아무렇지 않게
언니야 내려와서 같이 살면 안돼?
라는 질문엔 진심이 담겨있는 걸 안다
대답은 나도모르게 망설였다
어느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족들보다
나 혼자만의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엄마와 둘이서 아웅다웅해가며
그래도 죽이 맞아 맛난 것도 먹으러 다니고
좋은 것도 보러 다니고 엄마를 보살피는 착한 내 동생
아직 옆에서 드렁드렁 코골며 자고 있는 모습보니
오늘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게 우울하고 쓸쓸해진다
내 동생
언니야가 많이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