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月: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子曰: 過猶不及(자왈: 과유불급)

8월은 참 덥습니다. 사람끼리 조금만 스쳐도 예민한 사람들은 쉽사리 짜증이 납니다. 사람의 살결 뿐만 아니라 말의 살결도 마찬가지 입니다. 혹시나 서로 닿으면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특히나 8월은 사람의 거리, 말의 거리에 민감한 달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까이 있어도 편안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조금만 다가와도 숨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이 거리는 단순히 몇 걸음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 간 마음의 거리 그리고 신뢰의 깊이를 말해줍니다.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T. 홀(Edward T. Hall)은 『숨겨진 차원(The Hidden Dimension)』에서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조절한다고 말했습니다. 총 4가지 거리가 있는데, 우선 가장 가까운 친밀 거리(0.5미터 이내)는 숨결이 닿을 만큼의 거리로 사랑과 위로가 오가는 공간입니다. 개인 거리(1미터 안팎)는 친구나 동료와 마주 앉아 대화할 때의 편안한 거리이며 사회 거리(1~3미터 정도)는 예의를 지키며 일이나 대화를 나누는 거리입니다. 그리고 공적 거리(3미터 이상)는 무대나 강연처럼 다수를 향할 때 유지되는 거리입니다.

이 거리들은 단순한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 관계의 거리도 나타냅니다.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어떤 상황에서,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를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따뜻하지만, 너무 가까우면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멀면 차가워집니다. 그래서 인간관계는 언제나 ‘적정 거리’를 찾아가는 연습입니다.

저는 아내를 통해 이 관계의 거리 찾기 연습을 많이 해왔습니다. 신혼 때, 저희 부부는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한 몸처럼 행동했던 적도 있습니다. 마치 배우자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이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만의 공간이 사라지고 서로 간섭이 심해지니 너무나도 불편하였습니다. 그 뒤로는 관계의 거리를 점점 벌려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적정 거리를 넘어선 적도 있었는데 그 또한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관계를 좁히고 벌리면서 지금은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말씀하셨습니다. “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너무 다가서면 마음의 숨이 막히고, 너무 멀어지면 정이 식어갑니다.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도를 느끼는 것, 그것이 관계의 지혜이자 성숙함입니다.

태양계의 행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같은 궤도를 돌지 않습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각자의 거리를 지키며 공전하기에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행성이 조금만 더 가까워져도 궤도가 무너지고 조금만 멀어져도 태양의 온기를 잃게 됩니다.
인간관계 또한 이와 같습니다. 너무 붙잡으면 관계가 무너지고 너무 놓아버리면 따뜻함이 사라집니다. 어쩌면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다가가는 법과 누군가로부터 조용히 물러나는 법을 함께 배우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거리를 잴 줄 안다는 것은 결국 존중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 오늘의 인간관계 방정식: 사람 사이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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