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작년 10월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회사 일로 힘이 들었지만 제 나름대로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습니다.(라며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둘째가 태어난 해인데 제가 회사에서 바쁜 일을 맡게 되어 아내, 첫째, 둘째 모두 힘이 든 한 해였습니다. 회사 일로 너무 바빠서 육아에 도움을 거의 주지도 못하였습니다. 제 건강도 못 챙길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심심하지 않게 때로는 가까운 곳, 또 때로는 먼 곳까지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습니다. 제 나름대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을 아내도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아내도 힘이 들었지만 저를 이해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가족은 서로를 껴안고 공처럼 똘똘 뭉쳐서 거침없이 쏟아지는 비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뿔싸...'
단 한 번의 실수로 그 공이 '펑'하고 터지고 말았습니다. 바로 아내의 생일 전날, 개인적인 약속이 하나 잡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약속을 신경쓰느라 다음날 아침에 미역국 하나 제대로 끓여주지도 못했습니다. 회사에 와서야 바로 오늘이 아주 중요한 날임을 깨달았습니다.
'생일 축하해'
1은 사라졌지만 답장도 없었습니다. 일찌감치 회사를 마치고 케이크도 사고 꽃다발도 사서 집으로 갔지만 터진 공을 다시 붙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며칠간 살얼음판을 걸었습니다. 결혼 이후 최대의 위기 였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천운으로 터진 공을 다시 꿰맬 수 있었습니다.(혹시나 그거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안되고 아내가 그동안 쌓인게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도 200% 제 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으로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인간관계는 ‘언제 어떻게’도 중요하다는 것을요. 또 사람의 마음은 정성도 중요하지만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것을요. 좋은 마음도 때를 놓치면 의미가 휘발됩니다. 인간관계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또 진심이면 다 통할 것 같지만, 진심에도 센스라는 포장지가 필요합니다. 평소에는 여러 사정으로 관심을 표현하거나 연락을 못했던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딱 필요한 순간에 한 번 챙겨주면 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평소 잘해왔더라도 챙겨야 할 때 놓치면 마음의 문은 쉽게 닫힙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에는 신경을 못 쓰더라도 경조사 때는 꼭 놓치지 않고 챙기려 노력합니다.
'요즘 다들 바쁘잖아'라는 말 속에서도 ‘그래도 챙기는 사람’이 결국 관계를 지켜냅니다. 좋은 관계는 어렵지 않습니다. 때를 알고, 요령 있게 표현하고, 보일 만큼 진심을 전하는 것. 그 세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사람 사이에 따뜻함이 배가 됩니다.
※ 오늘의 인간관계 방정식: 인간관계를 맺음에 있어 타이밍과 요령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