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목란 바라기 Aug 26. 2020

일상 속의 이상한 한문 : 지하여장군

조상님들이 쓰신 Broken Ancient Chinese 

어느날 중국인 아내가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이 새겨진 장승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대련對聯이 안 맞는데, 남자는 이승의 대장군이고, 여자는 저승의 대장군이라고? 地下는 그렇게 좋은 뜻도 아니고... 걍 天과 地를 어거지로 끼워맞춘 것 같아."


"그럼 어떻게 해야 말이 더 부드러울까?"


”천상대장군天上大將軍、인간여장군人間女將軍“ 혹은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지상여장군地上女將軍"이 낫지 않을까? 그리고 하늘에 장군이 있으면 땅에는 그보다 한 등급 낮은 지위의 군관이 와야지."


"그래 그래도 중국의 전고에 지하여장군이라는 말이 있을지도 모르니 함 검색해보자."


"ㅇㅇㅇ."


그래서 바이두에 함 검색해봤다.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 자체는 중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어휘인 것 같았다. 게다가 어떤 중국인이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을 설명하면서 본문에 "지상여장군地上女將軍"이라고 오타를 냈다. 즉, 그 중국인도 무의식 중에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보다는 "지상여장군地上女將軍"이 타당하다고 여겼다고 할 수 있다.


기실 고대 한문 해석에 대해서는 아무리 날고 긴다는 외국인 중국학 박사도 정상적인 고등교육을 받은 중국인에게 몇 수를 접어줘야 한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은 말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당시를 외우고, 역사학과에 진학할 정도면 자치통감 정도는 이미 고등학교 졸업 전 떼고 오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무제 시기 과도한 화폐 발행과 상인들의 농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