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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Jan 07. 2021

언론과 검찰의 야합으로 정당한 권력이 흔들리는 사례

여사면의 <진한사> 번역 프로젝트 

전한 시대에 황제는 천명을 받았기 때문에 그가 휘두르는 권력은 합법적이라고 여겨졌다. 마찬가지로 현임 황제의 정치적 정당성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천명이 한왕실을 떠났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왕망王莽의 신나라 건국 이전까지 이런 시도들은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사면呂思勉의 지적에 따르면 전한前漢 말 한성제漢成帝 시기에 이르면 황제의 실제 권력은 훨씬 약화되었다. 이에 대해 여사면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한서』 「서전敘傳」에 따르면, 한성제의 성격은 관대하고 직언은 받아들였기 때문에, 왕음王音과 적방진翟方進 등은 법률을 가지고 한성제의 잘못을 지적했으며, 유향劉向, 두업杜鄴, 왕장王章, 주운朱雲의 무리는 방자하게 황제에게 기어올랐다고 하였다. 반면에 한성제가 안창후安昌侯 장우를 스승으로 모시고, 황제의 여러 삼촌들이 대장군이 되고, 그들의 형제들은 공경대부의 자리까지 올랐으며, 후궁들의 외척인 사씨와 허씨의 집안이 고귀해지고 총애를 받았는데, 이들 가운데 누구도 조롱당하는 글을 받아 상처를 입은 적은 없었다. 오직 곡용谷永이 조씨趙氏와 이씨李氏에 대해 반대하고 조롱했을 뿐이지, 그 밖의 다른 비판을 한 적이 없었다. 한성제의 관대하고 인자함에 대해서, 반고班固가 비록 한나라의 신하이지만 이렇게까지 말한다면, 실제로는 우매하여 명철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고 과단성이 없을 뿐이라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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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언론의 역할은 맡은 신하들은 정당한 권력을 가진 황제의 말에 대해서는 한마디 한마디 꼬투리 잡아서 공격했지만, 실권은 장악한 외척에게는 찍소리도 못했다. 왜냐하면 외척들이 군사권, 검찰권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기실 지난번에 포스팅한 한원제漢元帝 때 강직한 성품을 지닌 개혁자인 소망지蕭望之가 정계에서 축출되어 결국 자살당한 것 역시, 언론의 모함과 환관들의 휘두르는 검찰권의 합작이었다.  


https://brunch.co.kr/@psybaster/121



오늘날 한국 정치를 보면 이런 전한 말기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고 느낀다. 


우선 투표를 통해 합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모든 정책에 대해 언론은 무조건적으로 비난한다. 예전에는 코로나 백신을 빨리 들여오지 않는다고 꿍시렁 대더니, 어디어디 회사의 코로나 백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바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떠벌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정경심 교수의 성적표 위조 혐의 수사와 유죄 판결은 작금의 언론과 검찰이 어떻게 짝짜쿵을 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을 어떻게 사지로 몰아 넣는지 마치 교과서처럼 보여주었다. 반면에 비슷한 혐의를 받았던 나경원은 언론과 검찰에 의해 면죄부를 받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기실 처음에 제기된 혐의로만 두고 보자면 나경원 쪽이 더 엄중했다. 왜냐하면 나경원은 직접 교수에게 입시 청탁을 했다는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언론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검찰도 조국 일가를 박살내듯이 나경원을 수사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인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인민으로부터 나온다. 관료들은 인민에 의해 선택된 지도자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근래 검찰이 언론의 비호와 법원의 묵인 덕분에, 민주적으로 통제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저들은 후한 말 십상시처럼 민주 공화국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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