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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피아 공모전에 올린 작품의 제목을 《천녀의 기사》에서 《초월자가 될 운명이었다》로 변경하였다.
5 일 동안 연재한 지표를 분석해보니 조회수에 비해 선호작이 너무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신화 조회수가 25를 찍는데 선호작은 9 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에 내 작품과 비슷한 조회수가 비슷한 다른 작품의 경우 선호작이 20개에 육박했다. 참고로 선호작이란 문피아 내부의 독자들이 어떤 작품을 구독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브런치나 트위터 등지에서 광고를 때려 외부에서 유입된 독자들의 숫자가, 문피아 내부에서 내 글을 클릭해주시는 독자들의 숫자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말인 즉슨,《천녀의 기사》라는 제목이 문피아 내부에서 어그로를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많은 작가가 그렇듯이, 나도《늑대와 춤을》,《눈물을 마시는 새》과 같이 뭔가 멋진 제목을 짓고 싶었다. 원래 이 작품을 제목을 《천령기사전天靈機士傳》으로 지었었다. 그런데 웬지 젊은 독자들에게 쉰 냄새가 날 듯 싶어 《천녀의 기사》로 바꾸었다. "천녀"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덕후층을 끌어들이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표가 보여주듯이 처절히 실패했다.
그래서 제목을 유치하더라도 아예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것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예컨대 Shoro 작가의 《다시 사는 천재 작가》만 하더라도 가볍지 않는 내용이지만, 제목은 너무나 뻔했다. 필력이 뛰어난 작가의 글도 저렇게 통속적인 제목을 붙이는데 하물며 심해에 묻혀 있는 나의 작품을 살리려면 제목 변경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일전에 유튜브에서 잘 나가는 제목을 붙이는 법에 대해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거기에서 말하기를 문피아 베스트에 든 작품들의 제목을 보고 공통적인 키워드를 써 먹으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트렌드니까. 근래 문피아의 트렌드는 "천재"와 "아카데미", 그리고 전통의 강자 회귀, 환생, 빙의. 결국 먼치킨물, 혹은 성장물이라는 소리다.
그래서 《초월자가 될 운명이었다》로 제목을 바꾸었다. "천재"만큼 인기는 없겠지만, "초월자"와 "운명"이라는 단어는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의 중요한 복선이자, 성장물이자 먼치킨물이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글을 쓰고 있을 무렵 어느 독자님께서 나한테 아주 건설적인 비평을 해주셨다. https://brunch.co.kr/@psybaster/132에 달려있는 댓글을 참고하면 된다. 그분의 비평 덕분에 주인공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큰 깨달음을 알았다. 예컨대 《원피스》의 처음에서 루피가 "난 해적왕이 될거야"라는 목표를 박아넣은 까닭을 체득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덕분에 지금 쓰고 있는 《초월자가 될 운명이었다》라는 웹소설이 잘 될 거라는 희망을 버렸다. 주인공의 목표와 먼치킨성이 초반에는 극히 두드러지지 않으니까. 일단은 공모전을 완주하면서 내 특유의 세계관을 정립하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무협과 마법, 그리고 기갑을 섞을 수 있는 세계관은 흔치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