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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May 25. 2018

중국어로 공기업도 공사公社라고 부를까?

예전 블로그에 올린 글을 재탕했습니다.





   저번 추석에 간만에 대학 친구들과 회포를 풀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A씨가 일하는 서울 교통 공사의 마스코트로 화제가 옮겨졌다. A씨는 그 마스코트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중국어판 홈페이지에도 잘 소개가 되었다면서 인터넷을 열었다. 그런데 서울 교통 공사의 중국어 이름이 首尔交通公社라고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친구 말로는 한국의 무슨무슨 공사의 중문명칭이 죄다 "公社“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公社라는 단어는 중국에서는 거의 안 쓰인다. 옆에 같이 있던 중국인 여친에게 저 이름 들으면 무슨 회사인지 알아먹겠냐?라고 물으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서 함 중국 이너넷 사이트 바이두를 통해 公社라는 단어를 검색해봤다.


    1. 중국 고대의 천지신명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소

    2. 원시사회에서 공동 생산, 소비가 이루어지는 사회 결합 형식

    3. 고유한 경제 혹은 사회적 관점, 생활 방식을 공유하는 단체

    4. 특별히 모택동 시대의 인민공사人民公社를 가리키기도 한다. 

    5. 중세 유럽의 Commune이라는 자치 조직을 가리킨다. 


   중국에서는 회사라는 단어는 公司라고 한다. 또한 공기업 성격을 가지고 있는 회사도 公司라고 불린다. 예컨대 상해 지하철 공사도 上海地铁运营有限公司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어의 公司를 한국어로 읽으면 "공사"가 된다. 중국 기업들 이름을 순 한국어로 읽으면 무슨무슨 공사라고 부르게 된다. 무슨무슨 공사라고 읽는 것이 습관이 되자, 막상 이를 중국어로 바꿀 때가 되자 公社라고 한국에서 쓰는 식으로 한자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아뿔싸. 무슨무슨 公社라고 된 회사 이름을 본 중국인들이 저게 뭐여~~~??? 반응이 대부분이거나, 좀 먹물이 든 이들은 한국은 공기업을 모택동식으로 운영하는구나라고 착각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공자가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말이 순조롭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고"하였다. 이 사례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엉터리 중국 이름이 꽤 많을 것이다. 한 번 다시 점검하길 바란다. 중국에서 가끔 엉터리 한국어로 된 간판들을 보며 자지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마찬가지로 중국인들도 “公社”라는 이름을 보고 뒤집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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