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세간잡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목란 바라기 Oct 17. 2019

씨맥이 카나비 노예 계약을 폭로한 까닭은?

현재 그리핀 사태에 관한 뇌피셜을 듬뿍 담은 설명

이틀 전 그리핀의 소드와 바이퍼가 씨맥에게 개인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들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사실무근의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씨맥은 소드와 불화설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바이퍼와는 각별한 사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더욱 의구심이 들었다. 왜냐하면 씨맥은 그리핀에서 짤린 뒤 오로지 그리핀 선수들이 최고라고 격려하고 응원만 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많은 롤 팬들이 바이퍼의 인터뷰는 그리핀 조규남 대표의 압력에 의해서 저질러졌다고 추측했다. 왜냐하면 씨맥과 바이퍼의 사이는 아주 각별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편 씨맥도 정말 믿었던 선수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자 아마도 배신감에 1차 폭로를 통해 자신과 조규남 대표의 갈등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리고 어제 씨맥이 2차 폭로에서 카나비 선수의 임대와 이적 문제로 핵폭탄을 터뜨렸다. 씨맥도 스스로 롤판 역사에서 이런 전무후무한 폭로를 했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씨맥 스스로도 그런 결심을 하게된 동기를 잘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씨맥과 그리핀 선수단의 인터뷰를 곰곰히 읽어보니, 씨맥이 2차 폭로를 결심하게 된 까닭은 아마도 조규남 대표가 그리핀 선수들을 회유해서 그에게 반기를 들게 시켰기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아래부터의 설명은 다 본인의 뇌피셜이다.


씨맥은 2차 폭로를 시작하기에 앞서 씨맥은 자신이 그리핀에 대한 사실무근의 이야기를 했다는 선수들의 인터뷰가 그로 하여금 이 일을 언급하도록 결심하게 만들었고, 또한 그리핀 선수들이 자신에 대해 좋은 감정이 없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했다. 또한 조규남 대표는 1군 선수들을 애지중지하며, 그 선수들에게는 최고로 착한 사람일 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는 조규남 대표가 씨맥을 악인으로 둔갑시킬 정치질을 할 능력이 있다는 소리가 된다. 롤드컵 써머 직후, 2년 이상 누적된 대표와의 불화로 씨맥이 선수들에게 짤렸다고 통화를 했을 때 바이퍼는 그리핀을 안 나가는 쪽으로 생각해보라고 했었다. 아마 이 때까지는 선수들도 씨맥의 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규남 대표도 해고를 철회했다. 하지만, 휴가가 끝나고, 롤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선수들과 소통을 하려고 하자, 조규남 대표는 다시 태도를 바꾸어서 선수들도 씨맥이 필요없다고 주장하였고, 선수단들도 침묵으로 일관했으며, 소드만 씨맥에게 어른이 되라는 디스를 날렸다. 지금까지 씨맥과 불화설이 있던 소드를 제외한 선수단의 침묵은 조규남 대표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여겨졌다. 왜냐하면 씨맥은 세상이 다 아는 선수단바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에 씨맥 말대로 선수들이 정말로 씨맥을 쳐내는데에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것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왜냐하면 그리핀 선수들은 씨맥이 해고된 뒤 개인 방송에서 그들을 응원하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조규남이 선수들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는 몰라도, 씨맥이 선수들을 애지중지 하는 것 자체가 사실 무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씨맥 말로는 조규남이 정말 똑똑하다고 한다. 따라서 한창 롤드컵이 진행되는 중에 씨맥을 긁어서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런데 소드와 바이퍼가 씨맥을 디스하는 인터뷰를 했다. 과연 진짜로 똑똑한 사람이라면 선수들을 사주해서 전임감독을 디스하게 만들까? 그것도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롤드컵에서. 그렇다면 소드와 바이퍼의 인터뷰는 조규남의 지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의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즉, 바이퍼는, 조규남의 회유에 넘어가 씨맥을 은인에서 악인으로 여기게 되었으며, 게다가 씨맥은 그리핀에서 짤리고도 선수를 위하는 척하는 가증스런 위선자로 봤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래서 바이퍼가 씨맥에게 “사실 무근”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조규남이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었을 수도 있다. 


요컨대, 씨맥은 조규남의 정치질로 인해 그리핀 선수들의 신임을 잃고 팀을 떠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많은 다른 팀에서 오퍼가 왔고, 그 중에서 아주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과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새로운 팀에 부임했어도 과연 그리핀에서 겪었던 억울한 사건을 다시 겪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 씨맥은 1차 폭로에서 조규남이 그에게 롤계의 왕따라고 하며, 이 때문에 스크림에 문제가 생겼다고 질책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롤챔스 내년 시즌에서, 조규남이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서 씨맥의 새로 부임한 팀을 왕따시킬 가능성도 생긴다. 이미 조규남이 그리핀 선수단으로 하여금 씨맥을 적대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따라서 씨맥의 입장에서는 롤챔스 내년 시즌을 잘 치루기 위해서는 조규남을 롤판에서 떠나게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1차 폭로만으로는 부족했다. 왜냐하면 이는 어디까지나 대표와 감독 간에 종종 볼 수 있는 마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씨맥은 다시 그리핀 2군 선수였던 카나비가 징동게임단으로 이적했을 때의 일을 폭로했다. 조규남은 미성년자인 카나비가 그리핀에 알리지도 않은채 징동게임단과 계약을 조율하는 템퍼링이라는 불법을 저질렀다고 협박하면서, 그를 5년 노예 계약으로 팔아먹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씨맥의 주장은, 카나비가 징동게임단으로 이적하기 이전에, 그곳에서 임대 생활을 했을 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발견되면서 더욱 신빙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LCK, 즉 롤 한국 리그에서는 임대는 단 한 명만 가능하도록 규정이 있는데, 그리핀은 두 명의 선수를 임대로 보냈으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카나비이다. 그런데 롤 중국 리그에서는 임대라는 규정 자체가 없다. 그래서 카나비가 중국 징동게임단에 임대되었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서류상에서는 이미 이적된 상태라는 것이다. 


인터넷 방송에서의 발언만을 가지고 보자면, 씨맥은 피터팬과이다. 그래서 소드에게 어른이 되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씨맥은 아주 머리가 좋은 피터팬이다. 아마 소드와 바이퍼가 씨맥의 개인 방송을 보면서 그를 위선자라고 생각하며 욱해서 앞뒤 생각하지 않고 씨맥을 디스했을 것이다. 이에 배신감을 느낀 씨맥도 1차 폭로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그리핀 선수단이 조규남 편을 드는 이상, 씨맥과 조규남의 마찰에 불과한 1차 폭로는 씨맥에게 결국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설령 씨맥이 챌린저스에서 하위권을 맴돌던 팀을 신데렐라처럼 롤챔스 3연 준우승에 시킨 말도 안되는 업적을 쌓았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오로지 씨맥 덕분이라고 하더라도 개구리는 올챙이적 생각하지 않는 법이다. 비록 한국의 어떤 팀에서 감독직을 아주 좋은 조건으로 제시해서 수락했지만, 조규남이 롤 업계에 있는 이상, 관계자들에 의해 왕따를 당해 팀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아마도 씨맥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롤드컵 기간 중, 그것도 휴식일을 틈타, 조규남을 아예 롤 업계에서 매장시킬 폭로를 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정함은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