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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목란 바라기 Mar 09. 2020

중공의 체제 선전 도구가 된 코로나 사태

장모님하고 통화할 때면 "한국 위험하지 않냐?"라고 여쭈신다. 그러면서 본인은 식구들과 뒷동산으로 등산 다녀왔다고 하면서, 여기는 이제 괜찮다고 하신다. 중국의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호북과 무한을 제외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줄어드는 추세인 듯 하다. 


그리고 예전에는 중국 내부에서 중공이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는지 자랑했던 신문 매체들이, 이제는 중국 밖에서 창궐하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서방 선진국도, 마스크가 부족하고,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하고 있다. 엊그제 중국 방역의 권위자 종난산 원사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언급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즉, 중공은 그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자에 지나지 않으며, 서양 선진국과는 달리 중국의 훌륭한 정치 체제가 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중이다. 장모님과의 통화를 되새겨보면, 이러한 체제 선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느낀다. https://news.v.daum.net/v/20200309075606192


따라서 일전에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중국의 정치 체제를 뒤흔들지도 모른다는 잡문을 브런치에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개소리가 되었다. https://brunch.co.kr/@psybaster/95 아마 중국인들의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이기심을 과소평가한 듯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을 SNS에 올렸다가 헛소문을 퍼뜨린다고 공안에 잡혀가서 반성문을 썼다가 결국 병마에 희생된 리원량李文亮 의사에 관한 이야기는 중국 SNS에서 슬슬 보이지 않고 있다. 2월 초만 하더라도 중국인들은 리원량을 내부고발자(whistle-blower)라고 불렀다. 이제 중공에서 그를 역병과 싸운 "선진개인先進個人“이라고 추승함으로써,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확산이 중국 정부의 체제 문제에서 기인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심지어 어떤 회사는 리원량이라는 이름을 상표로 출원하려고 했다가 제지당했다고 한다. 이는 중공이 중국 인민에게 그를 내부고발자가 아니라 중국을 위한 영웅, 예컨대 저 유명한 레이펑雷鋒과 같은 고귀한 희생자로 각색하는데 성공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국 인민들이 리원량을 여전히 중공의 불합리한 체제를 내부에서 고발한 이라고 여겼다면, 중공에서는 그의 이름이 입에 오르내리는 것조차도 막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무한에서의 코로나 방역 실패와 그로 인한 전지구적인 확산에도 불구하고, 중공의 효율적인 대처는 그 내부 체제에 급격한 변화가 벌어질 가능성이 생각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하긴 대약진 운동의 처참한 실패도 중공의 해체를 가져오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과 비슷한 사건은 언론 자유를 철저히 통제하는 중공이 중국을 통치하는 한 언젠가는 다시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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