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대 대선 단상
정치사상 때문에 친구, 사랑하는 연인, 혹은 가족과 다툰 적이 있나요?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15퍼센트의 미국인들이 친구들과 정치적 관점의 차이로 절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1)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인들의 80퍼센트 가까이가 자신과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을 친구로 두지 않거나, '거의 두지 않는다'라고 보고했다.(2)
공화당 지지자의 80퍼센트는 민주당이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점령당했다고 생각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 또한 존재한다. 같은 조사에서 80퍼센트의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화당이 인종차별주의자들로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
한국에서 이와 같은 조사들이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미국 못지않게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하게 이루어진 점을 감안할 때 꽤 높은 수치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특히 바다 건너에서 보는 한국에서의 젊은 세대의 성별 갈등은 기성세대(꼰대)에 진입하는 사람으로서 심각하게 걱정이 된다.
나는 현대 사회가 '분열'의 사회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취사선택해서 읽고, 보고, 믿게 되었다. 정신 역동 이론에서 '분열'(splitting, 쪼갠다는 뜻)이라는 방어기제는 세상을 흑백으로 나누어 생각하게 한다. 우리 아니면 남, 내 편 아니면 적,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 속에 ‘중간 지대’나 ‘공생’, ‘상생’은 없다.
왜 분열의 사회가 되어가는 걸까. 근본적으로 우리가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배울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09년, 미국인들의 평균적인 공감 능력은 30년 전인 1979년에 비해 40퍼센트 가까이 감소했다고 한다.(4)
20대 대선은 멀리서 조차 지켜보기 힘들 만큼, 양측 모두 극심한 분열을 조장하는 대선 레이스였다. 그리고 대선 후에도 분열의 상흔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서로를 죽일 듯이 미워하는 반대편의 그들은 우리의 부모이기도 하고, 자녀이기도 하며, 친구이기도 하다. 20대 대통령이 된 윤석열 후보가 부디 이 갈등의 골을 부추기기보다는, 어루만져줄 수 있는 통합의 정치를 해주길 기대해본다.
참고 문헌
(1)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American The state of Aerican friendship: Change, challenges, and loss. June 8, 2021.
(2) Pew Research Center. Survey of U.S. adults conducted July 27-Aug 2, 2020.
(3) PRRI. Dueling realities: Amid multiple crises, Trump and Biden supporters see different priorities and futures for the naion. 10.19.2020.
(4) Konrath SH, O’Brien EH, Hsing C. Changes in dispositional empathy in American college students over time: A meta-analysi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2011; 15(2): 180-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