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스트레스와 폭식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먹는 것으로 풀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결국 비만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 습관이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버리기 어렵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심리적 이유로, 영장류인 인간은 애착관계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엄마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애착관계인데요. 아기가 받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배고픔입니다. 엄마는 먹을 것을 주고 이를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이게 학습이 되는 거죠.
그래서 먹는 행위가 애착의 부재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결하게 해줍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외롭고 대인관계에서 받는 상처로 인해 힘들어합니다.
이럴 때 먹을 것은 아주 쉽게 공허감을 해결해줍니다. 어릴 때 엄마 품에 안겨 있던 기분을 느끼게 해주니까요.
또 다른 이유로는 신경생리적 이유가 있는데, 가짜 배고픔을 진짜 배고픔이라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가짜 배고픔이란 무엇일까요?
뇌에서 가짜 배고픔의 신호를 보낼 수 있을까?
뇌에서 가짜 배고픔 신호를 많이 보냅니다. 어떨 때일까요?
첫 번째로, 혈당이 떨어지면 뇌에서 가짜 배고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혈당이 떨어지는 건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현대인은 대개 필요한 양 이상의 영양분을 섭취하고 많은 지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식사를 해야 할 정도의 위험한 상황은 아닙니다.
인류가 먹을 것이 풍부해지고 언제든지 먹을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오랜 기간을 열량 부족에 시달려 왔죠. 그래서 인류는 열량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이 더 잘 생존했고 그 결과 우리는 언제든지 음식을 섭취할 수 있음에도 배고픔을 쉽게 느끼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혈당이 떨어진다고 꼭 열량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일정 시간을 견뎌내면 몸에서는 지방을 이용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생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배고픔을 유발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이 줄어듭니다. 뇌에서 세로토닌을 보충하려고 식욕을 일으키는 겁니다.
특히 단 음식을 찾게 되는데 세로토닌의 전구물질은 트립토판이 뇌에 도달하려면 인슐린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인슐린을 높이려면 혈당이 올라가야 하고요, 그래서 단 음식을 찾게 됩니다.
스트레스는 코티졸의 분비를 증가시킵니다. 그럼 랩틴의 분비량이 줄어들고 포만감을 느낄 수 없으니 폭식을 하게 되는 겁니다. 열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고 가짜 배고픔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해당합니다. 평소보다 적은 열량을 먹게 되면 몸에서 위기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더 강하게 배고픔의 신호를 보냅니다. 몸이 적은 열량에 적응할 때까지는 이 배고픔에 대한 신호는 지속됩니다.
술을 마셨을 때도 가짜 배고픔을 느낍니다. 술을 마시면 간이 바빠집니다. 그래서 원래 하던 글루코겐을 당으로 바꾸는 일을 하지 못합니다. 일시적으로 혈당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고 배고픔을 느끼게 되지만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가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은 무엇일까?
가짜와 진짜를 구분해야 합니다.
진짜 배고픔은 배고픈 느낌이 점점 커지고 배에서 소리가 납니다. 어지럽고 두통, 기운이 쳐지는 증상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특정 음식에 대한 생각과 그것을 통해서만 해결되는 상태가 아닙니다.
따라서 뭘 먹어도 배고픔이 해결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니까 자신의 상태를 잘 살펴서 어떤 것이 진짜인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짜배고픔이 올 때는 강도 높은 운동을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의 경우 다른 호르몬으로 극복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엔도르핀이 좋은 예인데요, 엔도르핀은 짧은 시간에 강력한 운동을 할 때 분비됩니다. 그래서 강력한 운동을 짧은 시간에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백질의 섭취가 늘어나면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가 낮아집니다.
다이어트를 성공하기 위한 심리적 요인은 무엇일까?
소비의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현대 사회를 사는 인간은 수많은 광고에 노출됩니다. 특히 음식에 대한 광고는 사람들에게 음식의 섭취가 인간을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런 광고에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물질적 사치보다는 경험 사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의 패턴을 바꾸는 것이 좋다는 거죠.
두 번째로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다이어트는 괴로운 과정입니다. 이걸 쉽게 해주는 건 없습니다. 쉽게 해준다는 말에 현혹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요.
스스로 자신을 개발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통하거나 물질을 통해서 즉각적인 만족을 얻으려고 하는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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