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잘 안다는 착각.

by 심리학 한줄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고 생각했다.

나는 예민하지 않은 편이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편이고, 꽤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그런데 어느 날 가까운 사람이 말했다.

너 사실 되게 예민하잖아.

처음엔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를 모를 리가 없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는 그 확신이, 혹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본 결과가 아닐까.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자기 인식의 맹점'이라고 부른다.

사람은 자신에 대해 객관적이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심리학자 타샤 유리크의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실제로는 자기 인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편한 진실은 이것이다.

나를 가장 오래 봐온 사람이 나이지만, 동시에 나를 가장 못 보는 사람도 나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볼 때 항상 의도를 함께 본다.

내가 차갑게 군 것은 이유가 있어서였고, 내가 화를 낸 것은 상대가 먼저 잘못했기 때문이고, 내가 연락을 끊은 것은 어쩔 수 없어서였다.

하지만 상대는 의도를 모른다.

행동만 본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경험하는 나 사이에 간극이 생긴다.

그 간극을 좁히지 않는 한, 같은 오해가 반복되고 같은 관계 패턴이 반복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가까운 사람이 나에 대해 불편한 말을 할 때, 틀렸다고 반응하기 전에 잠깐 멈추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저 사람이 나를 오해한 걸 수도 있지만, 저 사람 눈에 내가 그렇게 보인 것도 사실이니까.

나를 가장 잘 안다는 확신이 강할수록, 정작 나를 못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진짜 자기 인식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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