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인 줄 알면서 왜 계속 좋아했을까?

by 심리학 한줄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이 나한테 좋지 않다는 것을.

주변에서도 말했고, 나도 느꼈고, 혼자 있을 때는 분명히 보였다.

그런데 그 사람 앞에만 서면 그 모든 판단이 흐릿해졌다.

나쁜 사람인 줄 알면서 왜 계속 좋아했을까?

의지가 약해서라고, 내가 어리석어서라고 스스로를 탓했다.

그런데 그게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간헐적 강화'라고 부른다.

나쁘게 굴다가 가끔 한 번씩 잘해주는 패턴이, 오히려 더 강한 집착을 만든다는 것이다.

항상 잘해주는 사람보다 가끔 잘해주는 사람에게 더 매달리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뇌는 예측 불가능한 보상에 도파민을 가장 강하게 분비한다.

슬롯머신이 가끔 터지기 때문에 계속 당기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 사람이 가끔 보여준 따뜻함이, 나쁜 기억을 덮고도 남을 만큼 강렬하게 각인된 것이다.

불편한 진실은 이것이다.

나쁜 사람에게 더 오래 매달리는 것은 성격이 약해서가 아니다.

뇌가 그 관계를 보상 회로로 학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회로는 이성으로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알면서도 못 떠난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깊이 들어가면 또 다른 진실이 있다.

가끔 잘해줄 때의 그 감각이 유독 크게 느껴졌던 것은, 평소에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금만 잘해줘도 크게 감동받는 사람은, 그만큼 오래 굶어온 사람이다.

그 사람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것에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나쁜 줄 알면서 떠나지 못했던 관계가 있다면, 스스로를 어리석었다고 닫아버리기 전에 한 번만 더 들여다봤으면 한다.

그 관계에서 그토록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을 알면, 다음번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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