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기록하고 싶었다. 서른 전에 저지른 일상의 작은 도전들을.
스물 다섯 봄과 가을 사이.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격렬하게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뭘 해도 재미가 없었고, 전보다 더 쉽게 우울해졌다.
입만 열면 징징대던 날 보던 친구는 어떤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며칠 전에 어떤 책을 추천받았어, 인생이 너무 재미없었던 나이 든 기자가 일주일에 한 번 씩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하고 그 경험을 엮어서 만든 책 이래. 우리도 그런 거 해볼래?'
순간 의욕이 생겼다.
모든 게 싫었던 그 시기의 나에게 유일하게 싫지 않은 제안이었다.
그렇게 서른이 되기 전에 한 달에 한 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들에 도전하는 나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름하여 서른이 되기 전에, B430.(비포 써리 또는 비사삼공이라고 읽는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지금, 프로젝트를 제안한 친구는 비포 써리의 존재를 잊은 지 오래인 것 같다. 나 역시 무언가 계획을 하고 도전하는 것보단 어쩌다 보니 난생처음 하게 되어 버린 일들을 적어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주말을 남들보다 조금 더 열심히 살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씩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마련이었고, 비포 써리 덕분에 내 20대의 미숙한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둘 수 있을 것 같다.
쉰 세번의 새로운 도전을 지난 스물아홉 끝자락의 나는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