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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크림빵 May 27. 2021

[대상관계 심리치료] 함께 읽기 -4

함께 읽는 즐거움

Photo by Alfons Morales on Unsplash


  잊을 만하면 돌아오는 <함께 읽기> 시리즈입니다. 오늘은 <대상관계 심리치료 실제>의  9장, 개입방법을 읽어봅니다.


6. 대상관계 심리치료 실제 (9장): 개입방법


● 내담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가설을 세운 후에는 실제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 말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장에서는 정신역동치료에서 사용되는 세 가지 유형의 핵심 개입방법, 즉 명료화와 직면, 해석에 관해 논의하려고 합니다.


● 명료화에는 정보를 더 얻기 위한 어떤 요청이 들어있습니다. "그게 당신에게는 어떻게 느껴지는지, 지금 느끼고 있는 게 뭔지 말씀해주세요, 제가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직면에는 환자 자신에 관한 어떤 것을 말해주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행동이나 정서 상태의 어떤 측면, 1) 회피하고 있거나 혹은 2) 의식적으로 자각하지 못하는 어떤 것에 대한 알아차림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3) 불일치에 대한 자각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해석은 자각 밖에 있는 어떤 내적 주제나 분투를 환자가 이해하고 음미하도록 돕기 위해 만든 어떤 진술이나 질문입니다. 1) 치료관계의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과거 경험 간의 어떤 연결성을 기술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혹은 2) 왜 특정 정서상태를 피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줄 수도 있습니다. 또한 3) 현재 활성화된 대상관계 단위를 이해하고 제대로 인식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대상관계 단위는 관련된 자기표상과 이에 상응하는 대상표상 및 그 표상들에 대해 경험한 정서로 구성됩니다.


● 해석을 할 때 그 기저의 가정은 "환자가 자신의 무의식적인 내적인 갈등을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대인관계 문제로 나타나는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른다면 환자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9장에서는 정신역동치료에서 특히 강조되는 3가지 치료적 반응에 대해 설명합니다. 명료화는 초기 접수면접이나 진단적 면접에서도 중요한 요소인데요. 치료 초기에는 특히 의식적으로 명료화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사자가 경험하고 있는 주관적인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담자의 언어로 내/외적인 경험을 충분히 들으면서 따라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에야 내담자가 있는 그대로 이해 받고 있다고 느끼고 연결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직면에 대해 소개하면서는 그 단어가 주는 공격적인 뉘앙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직면은 지적이나 비난과는 다르며, 오히려 내담자와 함께 있으며 당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치료 관계가 깊어지면서 느껴지는 내담자의 특성에 대해 자각할 수 있도록 비춰주는 기법이기도 합니다. 그 특성은 미처 '언어적'으로 의식하지 못하거나 의식하고 싶지 않은 부분일 수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직면은 어떤 면에서는 내담자에 대해 이해한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으로도 읽힙니다. '나는 당신에 대해 이렇게 느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요? 그렇지 않다면 조금 더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한편 해석은 조금 더 심리적 갈등을 드러내서 인식할 수 있도록 '연결' 짓는 작업입니다. 먼저 치료관계에서 나타나는 정서와 행동을 과거 경험과 연결지어 해석하게 됩니다. 대상관계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관련성을 느슨하게 제안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둘째, 특정한 정서나 행동을 회피하고 있음이 명료화와 직면 등을 통해 드러났다면, 이게 내담자가 살아온 맥락과 갈등경험에 연결되는 지점을 이해한만큼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치료관계에서 재현되는 정서와 행동을 대상관계와 연결 짓습니다. 대상관계 치료에서는 치료관계에서 현실관계가 재현되며, 치료자의 해석을 통해 내담자가 반복되는 패턴을 인식하면 이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치료자는 과거 대상관계 경험을 통해 형성된 대상관계 단위, 즉 특정 관계에서 상대방과 나를 어떻게 지각하는지, 거기에서 어떤 감정과 행동이 유발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가설을 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해석은 남용되어서는 안됩니다. 저자는 Hogland와 동료들의 연구를 인용하면서 회기마다 1-3번 이상의 높은 빈도의 해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안합니다. 치료관계를 통해 현실관계를 해석하는 것은 쉽게 불안을 유발하고 압도당하는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 해석을 해야할 까요? 인지행동치료 효과 연구들에서 '자동적 사고와 핵심신념을 다루는 개입이 효과적이려면 그로 인한 정서가 활성화된 때여야 한다'고 지적되었듯이, 해석 역시 치료관계에서 내담자가 대상관계 단위를 생생하게 경험할 때 힘을 발합니다. 내적인 경험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섣부른 개입은 치료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치료관계를 후퇴시키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자는 해석이 필요한 '생생한' 순간을 민감하게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명료화와 직면, 혹은 정서 따라가기가 최선의 치료적인 반응입니다.  



안전하고 윤리적인 상담을 위해서는 엄격한 수련 과정을 통해 공인된 전문가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임상심리전문가(한국임상심리학회), 상담심리사(한국상담심리학회), 전문상담사(한국상담학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의 자격을 확인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참고한 책들

- Allan G. Frankland. (2014). The Little Psychotherapy Book: Object Relations in Practice. Oxford Univ Pr. 김진숙 역. (2019) <대상관계 심리치료 실제: 사례로 보는 치료 안내서>, 학지사.

- N. Gregory Hamilton. (1990). Self and Others: Object Relations Theory in Practice. Jason Aronson Inc. 김진숙, 김창대, 이지연 역. (2007). <대상관계 이론과 실제: 자기와 타자>,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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