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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크림빵 Jan 28. 2022

[대인과정접근] 함께 읽기: 7-8주차

함께 읽는 즐거움

Photo by ian dooley on Unsplash


매일 5페이지씩 책을 읽고 매주 금요일엔 한주동안 읽은 내용을 정리합니다. <상담 및 심리치료 대인과정접근>은 애착이론, 정신역동, 인지행동 등의 치료접근을 아우르는 대인과정접근을 다룹니다. 상담의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어서 많은 상담자들에게 영감이 되는 책이에요.


7주차. pp. 133-187.


이전 챕터에서 구체적인 공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 이번 주 분량에서는 내담자 자신에게 초점을 두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다루고 있었어. 자신의 내부를 보도록 초점을 두고 그 과정에서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도록 해야 하는데,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아.


먼저 나의 반응이 아니라 타인이나 환경을 탓하는 것은 결국 주체성을 잃고 무기력감을 느끼기 쉬워. 상담자의 안심이나 돌봄은 일시적으로 위안이 되지만, 변하지 않는 타인이나 상황 앞에서 결국은 좌절감을 더욱 커지게 된다고 봐. 그렇기 때문에 내담자의 경험을 인정하되 내담자의 반응에 초점을 유지하면서 반복되는 반응 패턴, 자신의 역할,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할 필요가 있어.


두번째는 적극적인 참여를 할 때 행동을 변화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상담이 끝난 후에도 변화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을 때에는, 상담실 밖에서의 의존적인 관계패턴이 재현되고 결국 상담이 종결된 후에는 변화가 유지되지 않기 쉽겠지. 또 이전 챕터에서도 다뤘듯이 해석이나 설명은 변화를 일궈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신의 반응을 탐색하고 다른 가능성을 살펴보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통찰이 중요할거야. 그런 점에서 상담이란 내담자를 고치거나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고, 내담자가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신뢰하도록 하는 것, 그럼으로써 내담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


상담자가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려는 시도에 동참한다는 구절에 뜨끔했어. 나 역시 충고하거나 해석하거나 안심시켰던 기억들이 있거든. 돌이켜보면 그 순간은 내담자가 아니라 나를 위한 반응이었던 것 같아. 그 상황에서 찾지 못한 말들을 대신하기 위해서, 다루기 어렵다고 느끼면서 압도되었기 때문 등등의 이유로 말이야. 그때마다 상담은 깊어지지 못하고 내담자는 말수가 줄어들었던 것 같아.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그런 반응이 사실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고치거나 해결해야 한다'라는 전제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 내담자가 적극적인 참여자가 될 수 있도록 무엇이 문제인지를 함께 명료화하고 내부로의 초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그 과정이 내담자의 문제를 다루는 효과적인 방법이니까. 그런 점에서 상담자의 목표는 '내담자의 문제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가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


8주차. pp. 188-217.


상담자가 '문제를 고치거나 해결해야 한다'거나 '빨리 문제를 다뤄야 한다'라는 압력 속에 있다면 내담자의 내부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기 쉬워. 대신에 안심시키기, 설명하거나 조언하기, 피상적인 공감 반응을 하게 되는데, 이는 치료자의 불안으로부터 시작된 반응이고 내담자의 갈등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못하게 하는 반응이야. 이렇게 내담자 내부로부터 멀어지는 반응은 치료적이지 못하고, 더욱이 내담자가 현실에서 겪어왔던 수동적, 의존적 관계를 반복하게 한다는 점에서 반치료적일 수 있지.


그런데 상담을 통한 변화가 오히려 내담자가 주체적으로 자신을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긍정하고 자신감을 가질  가능해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진정한 의미의 상담은 '언어적인 대화'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관계경험'까지 포함되어야 한다고 느껴. 그런 점에서 Bowlby (1988) 기본적인 상담 자세로 말했던 "제가 아니까 제가 당신에게 말해주지요" 아니라 "당신이 알고 있으니 당신이 저에게 말해보세요"라는 구절이 여전히 빛나고 있어.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실전에서는 어려운 기본기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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