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는 수수께끼다.

피로는 수수께끼다. 둘 다 풀 수 없기 때문이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남편이 아이들과 아쿠아리움에 다녀온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문득 떠올랐다. '풀리지 않는다'는 그 동사가 묘하게 수수께끼와 겹쳐졌다. 마치 피로라는 것이 그저 우리 몸의 기능을 회복하면 해소될 문제가 아닌,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처럼 느껴졌다.

피로도, 수수께끼도 해결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풀어내는 과정이 간단한 답변이나 단순한 휴식으로 끝나지 않을 때, 우리는 그 미스터리에 더욱 사로잡히곤 한다. 풀려고 애쓴다고 풀리는 것일까? 

피로와 수수께끼는 답을 찾으려 노력할수록 더 많은 질문을 던지며 다가온다. 육체의 피로가 잠깐의 휴식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그 원인은 우리의 마음속 무거운 감정이나 해결되지 않은 갈등일지도 모른다.

풀리지 않는 피로는 어쩌면 우리에게 다가와 “더 깊이 보라”고 속삭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그 피로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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