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레미 Oct 29. 2024

여행 중  찾은 도서관


여행 중 찾은 도서관, 그 특별함

해운대에서 사상구까지 40분. 도서관을 찾아 길을 나섰다. 마치 미술관을 찾는 여행자처럼, 나는 이번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장소를 골랐다. 서울 여행 때 들렀던 다산성곽도서관에서 느꼈던 그 평온함과 즐거움이 오래 남아, 이번에는 부산에서도 새로운 도서관을 찾아보고 싶었다. 준비는 미흡했지만, 급하게 찾아낸 사상도서관이 좋을 것 같았다. 가족들에게도 나름의 기대를 전했다.


출발 직후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남편이 차 안에서 한숨을 쉬며 "이렇게 멀리까지 도서관 가는 게 이해가 안 가"라고 말한다. 사실 출발 전 예상 시간은 30분이었고, ‘그래도 갈까?’라고 마지막 물음을 건네지 못했던 건 나였다. 한숨을 흘리는 남편에게 괜스레 미안하고도 당황스러웠다. 내심 걱정이 앞섰지만, 그래도 계속 갔다. 이번 도서관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고, 구내식당이 있다는 점이 그나마 자신 있는 설명이었다. 구내식당의 메뉴와 가격이 괜찮다는 것,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잘 꾸며져 있다는 기대에 모든 걸 걸어봤다.



마침내 도착한 사상도서관은 크진 않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어린이 도서관이 정말 예뻤다. 아기자기한 공간이 아이들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나는 아이들과 어린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기에 종합자료실이나 열람실은 가보지 못했지만, 구내식당에서 그간의 고민과 피로가 싹 사라졌다. 어린 시절 시립도서관에 갔을 때는 매점에서 육개장 사발면이나 과자와 자판기 커피를 마시던 기억밖에 없다. 그런데 이곳 식당은 대학 학생식당 못지않게 다양하고 맛있었다.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따뜻한 밥을 먹고 다시 책을 펼칠 수 있다니, 그 자체가 참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도서관 옆으로 산책로도 있었다.



앞으로 여행을 다닐 때마다 도서관 방문을 필수 코스로 넣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대 시절에도 여행 가방 속에 책 한 권쯤은 꼭 넣어 다녔다. 책을 많이 읽지 않더라도, 가방에 책이 있어야 불안하지 않았다. 이제는 노트북까지 챙긴다. 여행 중 만나는 도서관에서 글을 쓰는 순간이, 이제는 나만의 소중한 여행의 한 장면이 되기 때문이다.



#도서관여행 #사상도서관 #가족여행 #부산여행 #구내식당있는도서관 #책과여행 #어린이도서관 #도서관산책 #여행중독서 #글쓰는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