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가짜 모범생

『가짜 모범생』 - 교육 학대의 실상을 고발하는 충격적 소설

손현주의 『가짜 모범생』은 딸의 추천으로 접하게 된 책입니다. "부모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는 딸의 말에 호기심을 갖고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인물들의 죽음으로 인해 공포 스릴러인가 했지만, 곧 한국 교육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는 사회 고발 소설임을 깨달았습니다.

줄거리 요약

이 소설은 전교 1등 영재였던 쌍둥이 형 건휘의 자살 이후, 동생 선휘의 관점에서 전개됩니다. 16살 중학교 3학년인 선휘는 형의 죽음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엄마의 과도한 기대와 압박에 시달립니다. 과거 건휘의 폭력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가족의 비밀, 선휘의 내적 갈등, 그리고 결국 자퇴를 선택하고 여행을 떠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주요 주제 분석  

    교육 학대: 소설은 성적 지상주의와 과도한 교육열이 빚어내는 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부모-자식 관계: 맹목적인 기대로 자녀를 압박하는 엄마와 무관심한 아빠의 모습을 통해 왜곡된 가족 관계를 그립니다.  

    정체성 탐색: 선휘가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은 청소년의 자아 정체성 형성을 보여줍니다.  

    사회적 압박: 영재 교육, 학교 폭력, 자살 등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다뤄집니다.  

인상 깊은 점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덴마크의 교육 시스템과의 대비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중3을, 덴마크에서는 자아 탐색의 시간으로 여긴다는 점은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합니다.

또한, 선휘가 형의 유서를 읽는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넌 절대 나처럼 되지 마."라는 형의 마지막 당부는 독자에게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문학적 특징

작가는 선휘의 1인칭 시점을 통해 독자가 주인공의 내면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술 방식은 사건의 인과관계를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개인적인 느낌

이 소설은 단순히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많은 한국 가정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과거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비록 제 상황은 소설 속 인물들과는 달랐지만, 부모의 기대와 압박, 그로 인한 절망감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착한 딸'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 성공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끊임없는 죄책감은 저를 옥죄었습니다.

특히 상담을 받으며 회복하려 노력할 때조차 비난받았던 경험은, 소설 속 선휘가 느꼈을 좌절감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를 보여줍니다.

이 책은 제게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게 했지만, 동시에 그것을 객관화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많은 독자들 역시 이 소설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치유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가짜 모범생』은 단순히 한 가족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와 가족 관계의 단면을 예리하게 파헤칩니다.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부모-자식 관계, 교육의 의미, 그리고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합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 교육자,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일독을 강력히 권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더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와 교육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이는 개인의 치유와 사회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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