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이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부분이다
오늘 주제로 삼은 '프랙탈 구조(fractal)' 는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이다.
어찌보면 좀 징그럽기도 하고 마치 세포가 분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부분과 전체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자기 유사성 개념을 기하학적으로 푼 구조를 말하는데
프랙탈은 단순한 구조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복잡하고 묘한 전체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즉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과 ‘순환성(recursiveness)’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연계의 리아스식 해안선, 동물혈관 분포형태, 나뭇가지 모양, 창문에 성에가 자라는 모습,
산맥의 모습도 모두 프랙탈이며 우주의 모든 것이 결국은 프랙탈 구조로 되어 있다.
위 사진은 자세히 보면 검정색 박쥐처럼 생긴 부분은 악마처럼 보이고
흰 부분은 천사처럼 보이는 '천사와 악마' 라는 작품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의 1940년작 ' 전쟁의 얼굴'도 끔찍한 전쟁을 겪은 인간의 얼굴에서
끊임없는 상심과 슬픔의 감정을 '프랙탈 구조'로 표현하여 극대화 시키고 있다.
사실 나는 최근 독서모임에서 룰루 밀러가 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에 대해 토론하던 중 프랙탈 구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을 잠깐 설명하자면 위 책 표지 그림에 답이 있다.
표지 속 그림을 보면 오른쪽 방향으로 헤엄쳐가는 물고기들 가운데 인어의 모습을 한 어류도 섞여 있다.
우리가 식탁에서 자주 접하는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생선 뿐만 아니라 돌고래같은 큰 물고기, 등등 물속에 살고 있는 '어류'라고 물리는 'fish'는 엄밀히 말해 존재하지 않는 명칭이라고 한다.
'어류'는 생물학적으로 없는 종이며 '포유류', '양서류' 등에 속한다고 한다.
이 책은 우리가 '물고기'라는 존재는 당연히 '어류' 라고 생각하고 살지만
이 당연한 사실과 진리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생각들이 절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일깨워준다.
책의 부제목으로 붙여진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라는 글에도 나왔듯이
책 속 주인공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방법과 그 속에서 깨닫게 되는 인간관계의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과학책으로 알고 읽을 수 있지만 이 책은 엄밀히 말하자면 '과학에세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며 과학적 진실을 통해 인간들의 삶의 다양한 방식들을 느끼게 해준다.
오늘 소개하는 주제인 '프랙탈' 구조로 다시 돌아오자면
부분이 전체가 되고 전체가 부분이 되는 이 복잡하면서도 어찌보면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구조로
끝도 없이 이루어지는 과정들을 보고 있으면 이 넓은 은하계 속 태양계, 그 태양계 속 수 많은 행성들
속에서 작고 푸른 별인 '지구', 그 지구 상에서도 대한민국에 100년도 채 못살고 잠깐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우리는 이 거대한 '프랙탈' 구조 속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이 하루살이처럼 짧고 보잘것 없는 인생을 허무하게 무상하게 살다 갈 수도 있겠지만 그 반복된 구조 속에서의 나사와 같은 일부가 없다면 전체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삶을 바라보면 어떨까?
2023년의 새해가 밝았다.
2020년부터 3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와 금리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불황이 지속되며 올 2023년도 그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하지만 오늘 다뤘던 '프랙탈구조' 처럼 우주의 모든 존재들은 끊임없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진행되며
작은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또다시 작은 부분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찌보면 지금과 같은 불황과 펜데믹도 예측된 일이며 흘러가는 물결같은 흐름 속에서
다음 과정을 기약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위기는 기회이고 피할 수 없다면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다음 과정을 기다리면 된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프랙탈 구조' 속 일부가 되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