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60 두 줄, 그리고 쌍둥이


결혼식이 끝났다.

결혼은 둘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많은 이해당사자의 이견을 조율하느라 준비부터 힘들었다.

부모님, 처가댁, 아내 그리고 나.

모두의 행복을 꿈꾸는 이상주의자인 나로서는 신경 써야 될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결혼식의 일시를 두고도 부딪혔다. 서로 생각하는 소위 '길 일'도 달랐다.

식을 올리는 것도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하루 종일 웃느라 턱이 아팠고 하객 인사에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지나갔다.

결혼 자체도 기뻤지만, 이 모든 절차가 끝났다는 사실이 더 후련했다.

휴가를 쥐어 짜내어 평소라면 갈 수 없을, 먼 곳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평생 잊을 수 없는 둘만의 추억을 쌓았다.


신혼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집에 가지 않는 여자친구'가 낯설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했다.

아내는 적응이 더딘 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결혼생활을 받아들였다.

혼자 살다가 둘이 살게 되니 요리도 재밌어졌다. 서투르게 창조한 음식을 함께 먹으며 품평회도 하고 여행도 다녔다.

갈등이 많았던 2세 계획은 뒤로 밀어 두고 우리는 신혼을 즐겼다.


결혼 후 2년 여가 지났을 즈음,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3년 전, 그녀의 불안에 대해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파스쿠치협약'을 맺고 악수를 했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자 그녀의 불안은 여전했다.

"임신하다 문제가 생기면 어떡해?"

"죽으면 어떡해?"

"아이가 문제가 생기면 어떡해?"

임신 자체에 대해서도, 출산 이후에 대해서도 그녀는 모든 것이 걱정이었다.

다시 갈등은 반복되었다. 아내는 자주 울었다.

그녀의 눈물 앞에 내 마음도 편치 않았다.

“울지 않게 해 줄게.” 나의 프러포즈 멘트였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너무 많이 울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금방 생길 줄 알았던 아이도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한 달, 두 달, 여섯 달. 매달 희망과 실망이 반복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초조해지고 불안해졌다. 혹시나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달랐다.

임신이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때마다 그녀는 미뤄졌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4인 가족을 이루는 꿈은 내게 평생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에 대한 걱정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며 나는 마음을 바꿨다.


내게 당연한 것이 아내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우리 그냥 하나만 낳자."

오랫동안 고민하고 꺼낸 이야기였다.

하지만 아내는 오히려 나를 배려했다.

"나 때문에 오빠가 꿈을 접는 건 싫어."

"너 너무 힘들잖아. 그러면 어떻게 해."

그렇게 우리는 눈물 속에 옥신각신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변화가 생겼다.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우리는 손을 잡고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초음파를 보며 아기집을 확인하던 순간, 의사 선생님은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어 아기집이 두 개네요."

나는 멍하니 초음파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어..."

두 줄이 왜 두 개가 되지?

잠시 사고가 정지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내는 오히려 좋아하는 눈치였다.

한 번만 낳아서 좋고, 나의 4인가족 꿈도 이룰 수 있게 되었다며.

하지만 나는 한동안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인생은 역시 뜻밖의 연속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 눈앞에 닥쳤다.

기쁨과 놀람, 그리고 당혹. 여러 가지 감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내가 쌍둥이 아빠?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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