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중부유럽 여행기 - 1. 부다페스트행 비즈니스 좌석에 앉아
1. 부다페스트행 비즈니스 좌석에 앉아
여행을 하면 할수록 여행에 있어 비행의 중요성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는 더욱더 그렇다. 장거리 비행동안 컨디션을 유지해야 잘 여행할 수 있고, 돌아와서도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여행의 첫째 날, 7시에 일어나 8시쯤 집을 나섰다. 여행 전날은 보통 설레는 마음에 잠을 설치곤 했는데, 이번에는 현생이 바빠서일까 푹 잘 자고 일어났다. 9일 간 비워질 집의 상태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1시간 여를 막힘없이 달려 무려 2달 전에 미리 예약한 발레파킹으로 주차를 완료하고 인천국제공항 3층으로 향했다. 언제나 그렇듯 3층의 출국장에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여행의 설렘이 가득해졌다.
이번 여행은 비즈니스를 타고 가는 여행이라 인천공항 2 터미널 A카운터에서 수속이 이루어졌다. 오랜만이라 정신이 없어 사진도, 영상도 찍을 새 없이 빠르게 수속을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여행을 출발할 때, 공항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면세 쇼핑과 라운지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면세품을 찾고, 마티나 라운지로 향했다. 마티나 라운지는 역시나 기다리는 줄이 길었다. 30분 정도 기다린 후 라운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배가 많이 고파 라운지에 있는 음식을 이것저것 먹었다. 맥주 한 잔과 함께한 삼겹살 김치 볶음이 제일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느끼는 고국의 맛이랄까.
비즈니스를 타고 가는 여행인데, 프레스티지 라운지를 빼먹으면 서운할 것 같아 배가 불렀지만 마티나 라운지를 나와 프레스티지 라운지로 향했다. 중간에 젠틀몬스터에 들러 짝꿍의 생일선물을 골랐고 약국에 들러 비행기에서 쓸 가습촉촉 마스크를 샀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는 사람이 많지 않아 그걸로 만족스러웠다. 맥주와 와인을 한 잔 하며 비행기를 탈 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행기 탑승 시간. 빠르게 탑승해 비즈니스 석에 앉았다. 비행기를 탈 때는 내 마음대로 이동이 가능한 복도 좌석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걱정 없이 내 몫의 창문이 4개나 달려 있는 7A 자리에 앉았다. 웰컴 샴페인과 함께 자리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새로운 어메니티들도 괜히 한 번씩 꺼내보았다. 비즈니스를 탄다는 게 실감 나기 시작했다. 비행기 앞쪽 창가에 앉으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탑승 준비를 마친 비행기와 보딩 브리지가 분리되는 모습,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 앞선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 이륙하는 과정에서의 인천공항의 전경 등 그동안 비행기를 타면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자리가 넓어지니 시야도 넓어지는 느낌이랄까.
비행기가 순항고도에 진입한 후 첫 번째 기내식을 먹을 수 있었다. 첫 번째 기내식은 역시 스테이크로 선택했다. 다른 어떤 기내식보다 하늘 위에서 스테이크를 먹는다는 것만으로 스테이크는 좋은 선택이었다. 중간, 중간 불안정한 기류로 인해 두 시간여의 첫 번째 식사를 끝내고 다리를 쭉 펴고 취침 모드에 들어갔다.
아침 일찍 일어나 피곤한 상태이긴 했지만, 낮 시간이었기에 짧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긴 비행시간을 위해 드라마, 유튜브, 전자책, 게임 등을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중간에 챙겨주는 간식도 야무지게 먹고, 마지막 한식 식사 낙지덮밥도 깨끗하게 비우고 나서야 12시간 비행 끝에 부다페스트 리스트 페렌츠 국제공항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