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싱더바운더리 Aug 01. 2023

낯선 천장

시-2

낯선 천장


“작전을 실패했습니다, 정통으로 맞았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나는 눈을 감았다


떴다


흰 밥 위에 올라간 우메보시처럼

홀로 병실에 놓여 바라본 천장


“모르는 천장이야.”


*


이불 밖으로 빠져나온 발이

다른 이의 발 같다고 생각하며 

환자식을 먹었다, 맛에 소홀했다


인연은 잡았다가도 축 미끄러져 버리는 

뽑기 안 인형 같은 것이었으므로

이곳을 찾아오는 법이 없었다


옛 생각으로 수북해진 머리를 

구태여 받쳐내는 베개와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도 

이곳 구석구석을 밝히는 집요한 태양


나는 매일 아침

또다시 흰 천장을 바라봐야 했다


“싫다. 또 이 천장이야.”


*


붕대를 풀자 오랫동안 갇혀있던 묵은내가 

나비처럼 피어올랐다


드디어, 나의 냄새였다

작가의 이전글 눈사람 일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