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두 개

by 노푸름

네가 떠나도

베개는 그대로 둬봤어

굳이 치울 필요 없잖아


베개는 하나면 되는데

왜 이렇게 공허해


그냥 치울까

아니야

그냥 둘래

굳이 치울 필요 없잖아


불이 꺼진 방

내 눈을 보며 잘자라 말해주던

자장가 같은 너의 눈빛이 필요해


허전한 침대 한 자리

언제 와

보고싶은데

안고 싶다


아무말 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의 뒤척임이 필요할 뿐이야


네가 내 옆에 있다는 기척만 내줘

내가 안심할 수 있게


이 마음이 아침까지 여전할진 모르겠지만

지금 나의 밤에는 네가 필요해


어서 이 베개에 누워

내게 잘자라 말해줘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줘


찬 공기가 지날 때쯤

똑똑 철문에 반가운 소리


역시 치우지 않길 잘했지

네가 다시 올건데

굳이 치울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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