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생각했다
노랗게 여문 단풍 사이를 걸으며
불쑥 심술이 난다
이룬 게 없다니
아무래도 아니다
실패했을 때도
좌절했을때도
뒤로 옆으로
비켜가지 않고
묵묵히 걸으며
어쩌면 내 길에는 없을
돌파구를 찾았잖아
나만이 아는 열심히 걸어 온 길
그 위대한 한 걸음
작은 코너와
험난한 언덕
나 말고 누가 알랴
되돌아 가지 않고
빠짐없이 걸어오며
잊지 않았으니
잃지 않았다
멍청한 평범한
불량한 안온한
불편한 미천한
그런 형용사들이 나를 지탱해주어
스스로의 생각으로 걸어온 나의 길
내 길을 걷는 법만은 잃지 않았으니
다정한 인생이라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