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ate

시린 발

by 노푸름

온 문을 닫아도

어김없이 냉골이던 방


야윈 피부 사이로

겨울 바람이 분다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깨질 것 같은 발을

이불 속에 묵혀 두면


녹슨 두 발로

내 발을

녹여주던 당신


굳은 살 박힌 발바닥으로

찬찬히 쓰다듬으며 냉기를

조금씩 챙겨간다


어찌나 따숩던지

겨울은 민망해지고

이불도 민망해진다


이 세상 것의 온도가 아닌 나의 발을

이 세상 것의 온도가 아닌 당신의 발로

녹여 안아준 당신


당신의 온기에

너무 녹아버렸는지

축축히 젖은 채

처연히 흘러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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