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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Aug 27. 2020

기억의 화분



지난 겨울의 강릉 바다와

그 지난 겨울의 경주 소나무


지난 여름 유후인의 소다와

그 지난 여름의 망원동 텐동


나는 네가 없는 여름이 되고

겨울이 되도

우리는 그 시절에

고요히 머물러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에게 보낼 마음은

고마움 뿐


꼭두 새벽부터 해돋이를 보겠다는 내 고집에

결국 따라주지만

한번 해 보는 투덜거림


더운 여름에 내게 땀냄새가 풍길까

신경쓰는 예민함


미안하다고 한마디면 되는데

끝까지 오해를 풀어야겠다고

해명하는 집요함


그 땐 싫었던 것이

이제는 그 모든 게

고마움으로

계절과 흘러간다


그땐 몰랐던 것들이

이제는

기약 없는 그리움이어라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기억의 화분은

내 눈물을 비 삼아

오늘도

무럭무럭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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