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at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푸름 Jul 03. 2021

상처와 사랑의 경계

낙산공원의 가파름을 알았어도

무더위로 땀에 젖는다 해도


약속은 바뀌지 않겠지


둘은 어떻게 될까?


이런 귀찮은 질문엔

잘 모르지라고 대충 대답한 뒤

너와 손을 잡을 거야


몇 시에 만날까

어디서 만날까

뭘 먹을까 물어 보면


그게 뭐가 중요해

너를 만나면 됐지


넌 능청스럽게

참 다정히도

답해주겠지


알고 있을까


더위에 지친 당신의 모습을 보며

더운 땀을 식혀주고 싶은

바람이 되주고 싶었다는 걸


정말 모르는 듯해

당신을 얼마나 깊이 바라보는지

얼마나 신경쓰는지

깊은 당신의 품에 안기고 싶은지


마음을 몰라주는 게

마음을 받지 못하는 것만큼

아리구나


알려주고파

하지만 당신은

열심히 적은 나의 애틋함을

늘 하얗게 지워 내


지우개로 지워버려

남은 건 검은 가루 뿐이야


우리는 흩어지고

둘이 되어 각자 살아가지

상처받길 거부하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거야


너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너와 이야기하던 그날로 돌아가

추억을 엿들어


비록 우리 지금은 다른 방에 있지만

사랑이라는 같은 집 안에 있길


잠시 쉬었다

문 밖을 나가면

아문 마음이 열리길


내 차가운 팔을

너의 뜨거운 손으로 쓸어주길


그렇게 맞잡을 두 손을

기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위한 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