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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푸름 Dec 03. 2021

지겨운 청춘

30년이 넘게

챙겨온 내 몸

그간 많이 변했지만

어쩐지 지겹다


어떤 부분이 크게 변형되지 않았다는 건

그간 무탈했다는 뜻이겠거니

풍파를 맞았던 살을 어루만져본다


지겹던 내 몸이

오늘이라고 다를까


달라진 건 없고

앞으로도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은데

지독한 한기에

처마 끝 마음에도 고드름이 맺힌다


조금 더 많은 세월이 흐르면

오늘의 내 몸을 그리워할까

아쉬울까


지나가는 청춘의 모습에도

눈물 겨울까

늙음은 그렇게 낭패인 것일까


늙음에 가까워져 갈수록

두려움의 주름도 짙어진다


무신경할 수 있었던

노인의 삶이

예민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내 고민과 이기적으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을 해도

삶을 사는 것 자체가

지겨울 수 있겠지


아무런 재미도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어쩌지


노인의 삶이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본다

노인을 위한 사람들 속에서

행복한 미소를 띄어본다


그런 망상에 쉬이 잠에 들지 못하는


미련한 청춘이다

지겨운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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