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이고, 미니멀리스트입니다> 7편

빈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by 노푸름


딴 길 새기 만재 ADHD 환자를

미니멀리스트로 만든 생활 백서


무조건 줄이기만 하는 미니멀리즘이 아닌,

취향도 지키고, 정리도 간편한

ADHD 맞춤 정리정돈법


나를 어지럽히는 산만함에서 벗어나

덜어내고, 선택한다!

비워진 공간을 회복으로 채우는

간소함의 행복




여러분은 미니멀리즘에 앞서 어떠한 가치가 충돌 중인가?


나는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우선순위에 둔다면, 미니멀리즘을 실행할 때, 잦은 난관을 봉착할 수 있다.



사회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동등한 가치에 둔 상태라면, 첫번쨰로 약속 잡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써야 할 일이 계속해서 늘어난다. 내 기본적인 생활을 이루는 데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수많은 사람들의 이벤트를 살뜰히 챙기는 일은 ADHD에게 고난이도 일이다.



두번째로 필요한 물건이 많아진다. 어떤 모임에서는 우아하고, 갖춰진 옷을 입고 만나야하는 모임이 있는 반면에, 어떤 모임은 캐주얼하고, 기능성이 있는 옷을 좋아하는 모임이 있다고 치자. 당신의 성격이 어떤 모임이든 어떤 옷을 입고 가든 상관 없다면 문제가 없다. 다만, 사회적 기대를 맞춰야 하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물건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 그 말은 즉, 그 소품을 관리하는 시간도 두 배가 된다는 뜻이다.



세번째로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느라, 나를 돌아보고 차분하게 안정을 취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내가 좋아하는 전시를 보러가기 위해 친구와 약속을 조율하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약속을 잡기 어렵다. 그러다가 결국 내가 보고 싶은 전시는 종료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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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모노하 한남'



나는 사회적 가치의 비중을 줄였다. 원래 만나는 사람들이 6개의 모임이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개수를 반으로 줄이고, 친분을 이어가는 사람의 수도 반으로 줄였다. 그렇게 했더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많아졌다.



한 모임이 있었다. 그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나누었지만,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선 많은 것이 필요했다. 경조사, 집들이, 아이들의 출산, 백일, 돌잔치 등 그 모임의 사람들을 공평하게 축하하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 친구들과의 모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아이가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축하를 돌려받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사회적 관계의 미니멀리즘을 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 오히려 홀가분한 것이 많다. 내가 정말 축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고, 더 깊은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모임을 나오고 나니, 사회적 관계는 꽤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는 것과, 내가 필요 없는 데 갖추고 있는 게 많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예로 나는 캐주얼하고, 편한 옷을 좋아하는데, 그 친구들을 만날 때 사회적 기대를 맞추기 위해 언제나 세련되고, 고급 옷을 갖추려 노력한 것 같다.



나도 고급 소재의 옷을 좋아한다. 문제는 내가 자주 입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그 모임에 수준을 맞추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불안함에 구비하려는 것이다. 그 모임을 정리하고 나니, 내게 필요 없는 것들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다.



사람으로부터 얻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었고, 진심으로 다 하고 싶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열의를 다 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나 ADHD에게는 힘에 부치는 일이다.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면 좋겠지만, ADHD 특성상, 신경 쓸 것들이 많아지면 쉽게 피로해지는 경향이 있다. ADHD 미니멀리즘에는 일반적인 미니멀리즘보다 타이트한 집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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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가치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어 당신이 저렴한 물건을 많이 사는 편이었다면, 저렴한 물건이어도, 내게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정리할 수 있다. 가치관이 건강으로 변했다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물건을 선별하여 정리할 물건은 꽤 많을 것이다.



가정에 둔 우선순위를 경제로 바꾼다면, 지나치게 집 안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경제적으로 더 많은 부를 창출하기 위해서 검소하게 생활하고, 경제적 플랜을 짜고 검토하는 데만 집중해야 한다.



무엇이 맞고 틀리고는 없다. 다만, 미니멀리즘 실행에 앞서 내가 어떤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집중하겠다는 선언은 필요하다. 그 선언이 없다면, 쉽게 흔들리고 말 것이다.



'이거 정말 필요한 건데.'


'이거 나중에 가면 정말 아까울 것 같은데.'



내가 가진 물건의 대부분은 '미련'이다. 내가 다시는 가질 수 없다는 '불안함', 이 물건이 없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다.



나를 옭아매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자신이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투자하겠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기회를 만들어 보자.



내 과거의 인정, 미래의 확신, 아까운 물건을 버리는 게 아닌, 내게 꼭 필요한 것을 '잘' 지키기 위한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의 미니멀리즘의 반은 성공이다.



ADHD라서 억울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인생에 필요한 다섯 가지 가치를 모두 적절하게 이루며 살아가는데, ADHD는 꼭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냐고.



난 견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ADHD의 문제를 억울하다라고 본다면, 내 생활은 그저 피해가 많은 인생에서 그칠 뿐이다. ADHD라서 인생의 난이도가 높았지만, 이제라도 내 에너지를 꼭 필요한 데에 쓴다면 우리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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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나의 100% 리얼 미니멀리즘 시행착오를 담은 수필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난잡스러웠던 집이, 변해가는 과정과 ADHD에게 적합한 정리법과 변화한 점을 나눌 얘정이다.


다음화_8편 어디부터, 어떻게 정리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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