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푸름 Oct 23. 2016

글의 일환


글은 가장 이기적인 것

또한 가장 이타적인 것


일종의 설득

일종의 자위

또 집착


가장 자기 다울 수 있는 곳

어쩌면

지독하리 만큼 자신을 숨겨야 하는 곳


상상을 뛰어 넘는 마법

혹은 고집스런 죄악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감정

그 무구한 차이를

아프지 않게 이어주는 연골


서러운 삶

그곳에 고인 눈물을

닦아 주는 축축한 손수건


절정에 오른 절망의 시간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을 때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을 때


내가 말하고 싶었던 마음을

선명하고 또렷하게 적은 시를 보며

다시 입을 열 용기를 내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부릅떴을 때

촌스러워 보이는 책 한 권 골라 읽다

눈을 감고 그 세계와 하나 되어보고


낯선 설렘이 반짝이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나지막히 내뱉는 환희


지금 내 눈에 띄면 그게 무엇이든

마음껏 사랑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이 계절의 희열을 느끼게 해준


글이 있는 이 순간


희망이란 두 글자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아로새길 수 있는

펜 하나만은 쥐었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