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달리기.
### 명상과 달리기 Day 291
2021년 2월 4일 목요일 오후 6:02
아침 명상, 해질녘 달리기. 달리기 전 짧은 독서.
많이 내려 쌓였던 눈이 조금 녹기는 했지만, 녹다만 눈이 얼어붙은 부분에 발을 잘못 딛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크다.
달리기 전, 10여 분 가량 읽은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관료제 유토피아' 중에서. (오더블 앱을 통해 한 번 '들었던' 책인데, 종이에 인쇄된 번역본을 읽으니 다시 한 번 다른 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규제철폐'에 관해 말할 때, 그 실질적인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통상적인 사용법에서 보자면 그 표현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규제의 구조를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35)
이 구절을 메모하며, 2010년대 중반 서울/한국의 동시대 미술계에서 발생한 일련의 현상들을 생각해본다. 결국 '제도'란 무엇인지에 대한 (다소 어폐가 있을 수 있지만) '철학적' 고찰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잔뜩 심각한 생각을 해보지만, 미끄러운 길을 달리는 동안은 그런 생각 따위는 할 겨를이 없다. 눈 쌓인 풀밭에 신발로 이런저런 문양을 그려놓은 사람들의 귀여운 흔적을 구경할 때 역시, 복잡한 생각을 할 여유는 없다.
시간과의 달리기 경주에서는 여전히 따라잡힌 만큼의 거리를 급진적으로 좁히지는 못한 상태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8분이 걸렸다.
*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291일째.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3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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