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달리기, Day 106.

창 밖에서는 아주 세찬 빗소리가 들려온다.

by 박재용


오늘은 달리던 중 쏟아지는 비를 찍은 동영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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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과 달리기

2020년 8월 2일 일요일 오전 10:13~11:28
10분 명상, 5분 준비, 50분 달리기.

오늘은 “10 minute guided meditation”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음성을 들으며 호흡한다. 창 밖에서는 아주 세찬 빗소리가 들려온다. 나무와 땅을 ‘때리는’느낌. 바람에 실려서는 창문을 두드리기까지 한다.

마침 영상에서는 mind가 clouded 상태에 놓일 때 명상이 도움이 될 거라고, 심지어 그것을 preemptive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미국적인 생각인 것 같다.

영상의 목소리를 따라 손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세상으로 돌아오는’ 단계를 거친다. 빗소리가 조금은 잦아들었으니, 좀 단단히 준비를 해 달린다면 크게 무리가 되지는 않을 듯 하다. (이젠 비가 내린다는 게 달리기를 주저하게 만들지 않는다.)

빗속을 뚫고 달리며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으려니, 달리기 친구 삼아 어떤 오디오 콘텐츠를 들어볼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이어지지 않는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들려오는 건 마이너스 30퍼센트에 달하는 미국의 GDP 이야기.

사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국민 총 생산은 마이너스 30퍼센트가 아닌 마이너스 9퍼센트 가량이라고 한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전례 없는 일이긴 하다.) 마이너스 30퍼센트라는 수치는 지금의 추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졌을 때의 결과를 말하는 거라고.

빗속을 아주 가볍게 뛴다. 내리는 비가 무겁기 때문에, 그걸 뚫고 달리기 위해선 가벼워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발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빗발이 거세진 순간에는 어디론가 몸을 피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궁궐의 후문 격인 신무문(神武門)이 열려 있어 잠시 몸을 피한다. 여기서 얼마나 있어야 할까.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려야 할까. 그 사이 몸이 차갑게 식으면 어떡하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비가 조금 잦아들었을 때 다시 달린다. 뒤집어 쓴 레인재킷의 후드 위로 떨어진 센 빗방울 소리가 머리를 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후두둑, 이라기보다 툭툭, 두두둑, 탁탁. 에 가까운 느낌?

사실 세찬 빗속에서 하는 달리기는 꽤 상쾌하기까지 하고, 이제는 조금 즐기고 있다. 그러나 매번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크다는 걸 반복해서 깨닫는다. 날씨가 추워지고 이렇게 비가내린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 걱정을 하기도 하고.

어쨌든 오늘 빗속 달리기는 꽤 훌륭하다. 집 앞 공원마저 지나 집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에서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비를 피하는 길은 침착하고 가볍게 달려 집으로 가는 길 뿐이다.

* 두 번에 나눠 작성한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는 16분이 걸렸다.
** 오늘로,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43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06일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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