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달리기, Day 130.

본격적인 비바람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by 박재용

### 명상과 달리기

2020년 8월 25일 수요일 오후 10:27~11:11

5분 준비, 39분 달리기, 명상.


창 밖에서 바람에 나뭇잎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곧 비가 내릴 것 같다고 생각하고는 눈을 붙였다. 열 시가 넘어서 눈을 뜰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간헐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 외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간만에 레인재킷을 챙겨 길을 나선다. 호흡 명상의 원칙을 상기하며, 일정한 호흡으로 달리기를 시작해본다. 한 호흡에 내딛는 걸음의 숫자는 점차 숨이 가빠짐에 따라 조금씩 줄어든다. 여섯 에서 넷, 셋으로.


바람이 심상치 않다. 이미 길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도 있다. 몇 안되는 빗방울이 간헐적으로 떨어지며, 끈을 살짝 조여맨 레인재킷의 후드 위에 부딪히는 게 느껴진다.


나뭇잎이 바람에 쓸려서 나는 소리, 빗방울이 레인재킷에 부딪히는 소리, 지면과 운동화가 맞닿는 소리, 아울러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내는 소리를 듣는 편이 헤드셋으로 오디오 콘텐츠를 재생하는 것보다 나은 날이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주기가 점차 불규칙해진다. 맞바람이 무섭게 불어서, 잘못했다가는 바람에 넘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산을 향해 오르지 않기로 한 건 훌륭한 선택이었고, 이제는 좀 더 달리고 싶은 마음을 접고 되돌아가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달리는 사이, 간헐적인 바람과 비가 기세를 더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비바람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태풍 전야의 긴장감이 이런 걸까. 물론, 달리기 막바지에 집 앞 공원에서 짧게 마무리 운동을 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30분이 걸렸다.

**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67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30일 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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