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달리기, Day 141.

남산 타워는 마치 조명을 밝힌 듯 석양을 반사해낸다.

by 박재용

### 명상과 달리기

2020년 9월 6일 일요일 오후 6:05~7:20

55분 산책, 10분 명상.


달리기 대신 조금 숨가쁜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 10분간 명상.


"Rescue Time"이 분석한 생산성 지표에 따르면, 월요일부터 오늘까지의 생산성은 70점대 후반에서 90점대 중반으로 지속적 증가 추세에 있다. 오늘 컴퓨터를 사용한 약 7시간 동안, 일과 관련된 정보 입력에 쓴 시간은 81%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은 멀고, 'OFF'라고 써놓은 9월 6일자 계획표는 약 1주일 정도 미뤄질 예정이다. 명백히,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여, 약한 바람과 비가 흩뿌리는 저녁 시간에 달리기를 하는 대신 같은 경로를 종종 걸음으로 걷기로 한다. 오늘은 하우스 메이트도 함께다.


인왕산을 오르는 길, 이동 경로의 1/3 가량 되는 지점에서는 아이스 라떼를 한 잔 사서 마시기 시작한다. 길 건너편에 비구니 스님이 하얀 강아지와 함께 산책 중이라 인사를 해보는데, 성곽을 따라 걷다가 산길을 내려가는 공원에서 다시 한 번 마주치게 된다.


강아지의 이름은 '보리'라고 한다. 절에서 혼자 지내느라 무척 심심한 탓에 놀아달라는 신호를 보내며 엄청 애태우는 이 강아지의 이름은 깨달음의 마음을 뜻하는 "보리심(菩提心)"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심박수를 높이 올리는 대신 걷기로 한 것은, 저녁 달리기 이후에는 명백히 아무런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싸릿비에 바람도 적당히 부는 지금 달리기를 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으나, 이 기분을 담아두고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강아지 '보리'와 마주칠 즈음, 산 너머에서부터 하늘을 물들이는 빛의 색상은 너무나 아름답다. 멀리 떨어진 남산 타워는 마치 조명을 밝힌 듯 석양을 반사해낸다. 게다가, 바로 눈 앞의 상등성이로부터 무지개가 솟아오르며 석양과 함께 점점 더 짙어진다. 아주 적절한 빛과 습도, 각도의 조합 덕분에 보기 드문 쌍무지개를 목격한다. 아름다운 이 무지개는 해가 산 너머로 지면서 한 순간에 소멸한다.


'보리'와 놀아주느라 산책 후반부에 하지 못한 명상을, 집에 돌아와 곧장 의자에 앉으며 시작해본다. 첫 5분은 꽤 길게 느껴지고, 두 번째 5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사실 오늘 하루도 그랬다. 지난 한 주가 그렇게 지나갔고, 아마 이번 달 전체가 그렇게 지나갈 것이다.


* 오늘 명상과 달리기 일지 & 노트 쓰기에는 13분이 걸렸다.

**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177일. 매일 명상과 달리기를 한 지는 141일 째다.


석양과 무지개가 무척 아름다웠던 오늘,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계정에 올려둔 사진과 동영상을 봐주셔요. �� 링크


* 위 내용은 뉴스레터 "명상과 달리기"를 통해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ailchi.mp/jaeyongpark/one-run-at-a-time

** 인스타그램 @one_day_one_run 에는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메일링 발송이 가장 먼저. 그리고 하루 일과 중 인스타그램 업데이트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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