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디자이너 다희, 퍼블리와 3개월 함께 해보니
퍼블리는 격주마다 전사 타운홀 미팅을 합니다. 2주간의 성과나 레슨런드를 서로 공유하고, CEO와 리더 그룹의 발표를 통해 모두가 'On Time'하게 얼라인먼트를 맞추는 자리인데요.
타운홀 미팅의 주요한 코너 중 하나는 '해보니'입니다. 팀원들이 직접 프로젝트, 수습기간 등을 경험한 뒤, 해보니 어땠는지 '성과'와 '레슨 런드'를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직접 해보아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보았는지, 해보면서 무엇을 얻고 배웠는지 팀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공유 받으면 저도 함께 그만큼 자란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해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유해 주는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좋은 동료가 되어 주고 싶어지기도 하죠.
해보니를 듣다보면, 퍼블리에는 참 멋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합니다. 그 사실을 자랑(!)하고 싶고, 동료들의 레슨 런드가 또 다른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오늘의 해보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Product Desiner) 다희의 발표입니다.
2021년 12월 15일 타운홀 미팅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제가 어느덧 수습해보니 발표를 하고 있다니 약간 현실감이 없네요. 이런 발표가 대학 이후 처음이라서 너무 떨리는데요. 실수해도 넘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시작 전에 잠깐 저를 소개하려 하는데, 오늘 발표를 맞이해서 제 슬랙 프로필 사진도 바꿨습니다! (웃음)
이전에는 마케팅 디자이너로 일했었고 지금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자이고요, MBTI가 이전에는 ENFP였는데 현재는 ENTP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퍼블리에서는 멤버십 트라이브 제품 스쿼드에서 처음 일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커리어리 트라이브 네트워크 스쿼드로 이동했는데요. 이제 다시 멤버십 트라이브 제품 스쿼드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3개월 동안 세 번의 팀배치가 있었는데, 이런 경험이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이라 신기했고요. (웃음) 발표 자료를 준비하며 제가 3개월 동안 경험했던 일들을 3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요약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전화위복’입니다. 사실 '이 말이 알맞은가' 약간 의문이 들긴 하는데요. 제한이라고 느꼈던 상황들이 복이 되어 돌아오는 느낌이었달까요? 당시 저는 직무 전환을 준비하느라 10개월 정도 사회와 단절되어 있던 상태였어요.
이런 식으로 집 안에 앉아 있던 상태였고(ㅋㅋㅋㅋㅋㅋ) 전 직장도 3년 가까이 다녔다보니 면접을 너무 오랜만에 보는 상황이었고요. 재취업 시작하고 나서 퍼블리가 거의 처음 면접을 본 회사라 너무 심하게 긴장했어요. 약간 이런 상태로 승국과 화상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그런 제 눈 앞에 등장한 승국이 (웃음) 정말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래서 무슨 정신으로 이야기를 나눴는지 사실은 기억 잘 안 나요.
질문을 받고 답변을 막 했는데.. 딱 하나 기억나는 것이, 승국이 이런 질문을 주셨어요. “멘탈 모델이 뭐라고 생각해요?” 분명히 제가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데 너무 긴장하니까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모델이라고 하니 연예인만 생각나고 이래서 한참 답변을 못하다가 (웃음) 그냥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어요. 저는 ‘망했다, 절대 여기 못 붙는다’는 생각으로, 그 이후로 승국이 뭘 물어보셔도 제가 모르는 것 같아서 ‘모르겠습니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는데요. 붙었더라고요? 너무 신기했고, 나중에 승국에게 따로 물어보니 "솔직하고 투명하게,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솔직하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서 퍼블리가 어떤 태도를 좋게 보는지 미리 알 수 있었던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로 느꼈던 것은 ‘뿌린대로 거둔다’ 인데요. 이건 인재 밀도와 연관된 깨달음이었습니다. 하는 만큼 돌아오는 조직이라는 걸 느꼈어요.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무엇을 알고 싶은지 정확히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여러모로 일하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한 조직이라고 느꼈어요. 본인의 업무와 일정에 많은 자율성을 주긴 하지만, 모두 인재 밀도가 충분히 구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유지 가능한 기업 문화라고 느끼기도 했고요.
이런 자율성이 처음엔 너무 낯설기도 했었어요. 이전 직장은 인사 안하면 인사 고과에 반영되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첫 출근날에 ‘인사는 언제 하지? 밥은 언제 먹고 집에는 언제 가면 되는거지?’ 생각을 했는데 7시가 지나고 멤버십 트라이브 제품 스쿼드 분들이 다 사라져서 돌아오시지 않는 거예요. 저는 인사를 하고 가야 하는데. (웃음) 그래서 제 옆에서 일하셨던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나온만 돌아오시면 인사를 하고 가자, 하고 좀 더 기다렸어요. 그런데 8시가 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으시더라고요. 알고보니 나온이 그날 술을 드시러 가셨던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냥 인사 안하고 가도 되는건가?’하고 8시 반 쯤 퇴근했던 것 같은데요.
이런 게 처음에는 좀 낯설긴 했는데 적응하니까 되게 편하게 느껴졌고, 첫날 미리미리 이런 경험을 하게 돼서 ‘아, 여기 이런 분위기야?’ 바로 적응하고 일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 주에는 이렇게 제 캘린더가 텅텅 비어있었는데요, 지금은 잘 적응해서 캘린더를 꽉꽉 채워놓고 일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느낀 점은 ‘자유롭게 일하되 책임감을 가져야 되는 회사’였고요.
마지막은 유유상종입니다. 앞에서 이와 같은 자율성이 똑똑하고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유지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있는데, 저도 수습 통과했다고 나태해지지 않고 퍼블리의 인재 밀도에 기여하면서 똑똑한 여러분과 어울릴 수 있는 멋진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늘 노력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느낀 건 그래서 ‘더 잘하자!’ 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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