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P, Data Engineering 우진, 퍼블리와 3개월 함께 해보니
VP, Data Engineering 우진
퍼블리는 격주마다 전사 타운홀 미팅을 합니다. 2주간의 성과나 레슨런드를 서로 공유하고, CEO와 리더 그룹의 발표를 통해 모두가 'On Time'하게 얼라인먼트를 맞추는 자리인데요.
타운홀 미팅의 주요한 코너 중 하나는 '해보니'입니다. 팀원들이 직접 프로젝트, 수습기간 등을 경험한 뒤, 해보니 어땠는지 '성과'와 '레슨 런드'를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직접 해보아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보았는지, 해보면서 무엇을 얻고 배웠는지 팀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공유 받으면 저도 함께 그만큼 자란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해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솔직하고 투명하게 공유해 주는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좋은 동료가 되어 주고 싶어지기도 하죠.
해보니를 듣다보면, 퍼블리에는 참 멋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합니다. 그 사실을 자랑(!)하고 싶고, 동료들의 레슨 런드가 또 다른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오늘의 해보니는 VP, Data Engineering 우진의 발표입니다.
2022년 3월 8일 타운홀 미팅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시간이 되게 빠르네요. 3개월이 지나고 이 날이 안 올 것 같았는데 말이죠. 간단하게 제 소개부터 하면 저는 황우진이고, IBM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IBM에서 컨설턴트로 시작했고, 이후 프리세일즈의 소프트웨어 세일즈 쪽에서 제작을 했고, 그 이후 제일기획에도 잠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타트업 쪽으로 넘어오고 싶어서 무작정 2016년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퇴사했어요. 프리랜서처럼 일하다가 어떻게 잘 인연이 맞아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초기 창업 멤버처럼 어니언그라운드와 펄핏에서 일했고요. 가장 최근에 있었던 펄핏이라는 곳에서는 CTO 역할을 하며 이것저것 하다가, 작년 12월 커리어리 Tech Lead로 합류했고 지금은 VP, Data Engineering이라는 타이틀을 맡고 있습니다.
사실 퍼블리를 안 것은 꽤 오래 되었어요. 2016년 12월에 가입했더라고요. 제 고객 아이디 번호가 5,713번인데 지금 가입하시는 분들이 440,000이 넘는 걸로 알고 있으니까 꽤 오래된 가입자죠. 아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굉장히 가까운 지인이 퍼블리를 다니고 있고, 그로부터 소개를 받아 퍼블리에 합류하게 되었는데요. 그 지인에게 궁금한 부분이 많아서 맨날 물어봤어요. ‘니네는 이런 조직 어떻게 만들었냐’, ‘니네는 이럴 경우 어떻게 했냐.’ 입사하고 나서도 이런 것들에 대해서 서로 얘기할 기회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입사하고 한 달 반쯤인가 두 달쯤 지나고 나서 저한테 이렇게 물어보더라고요. ‘왜 너는 아직도 니네라고 하냐’라고요.
저는 항상 이렇게 팔짱 끼고서 보던 사람이었는데, 지인이 이제 팔짱을 풀라고 하더라고요. '니네'라고 하지 말고요. 바뀌어야 되는 상황이 되었다는 걸 그때 깨달았던 것 같아요. 3개월이 지났고 이젠 '우리'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의 <3개월 해보니>는 ‘니네가 우리가 되는 과정이었다’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떤 점이 가장 좋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제가 무엇을 배웠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려 합니다.
사실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얼라인먼트'였는데요. 저는 사실 얼라인먼트는 디테일 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해요. 회사나 리더가 모두와 이야기할 때 우리의 비전과 목표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얼라인먼트에서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드는 지점이 있어요.
이게 어떤 그림이냐면, 비유로 설명을 해보려고 가져온 건데요. 사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항상 이랬던 것 같아요. 대표님이 “우리의 목표는 정상입니다. 가자!”라고 하면은 저는 되게 기분 좋았죠. 두근두근하며 '어떻게 갈까? 같이 손을 잡고 가볼까? 저 위에다가 앵커를 꽂고 한번 가볼까? 어떻게 실행하면 좋을까?' 생각하게 되잖아요. 저는 특히 여기서 강한 두근거림을 느끼곤 했는데, 대표님께서는 “일단 헬리콥터부터 구하자”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이상하잖아요. '웬 헬리콥터?', '나는 헬리콥터 조정도 할 줄 모르고, 스카이다이빙 할 줄도 모르는데, 왜 갑자기 헬리콥터부터 구하자고 그러지?'하는 의문이 생기죠.
스스로 비전에는 항상 얼라인먼트가 잘 되었던 사람인 것 같아요. '이것이 우리 목적이고, 저것이 우리 목표구나!'하고서요. 그런데 과정에서 얼라인먼트가 계속 안 되었어요. 목적에 맞는 실행 아이템들을 엇나가지 않도록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서 퍼블리에 와서 온보딩 과정 중, 제가 가장 좋았던 게 뭐냐면 최근 3개월 어치 타운홀 속기록을 모두 읽는 것이었어요. 속기록 속에서 리더들이 어떤 결정을 했으며, 그 의사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다음 액션이 무엇이었는지 굉장히 자세하게 나와 있었어요. 큰 도움이 되었고요. 그리고 슬랙. 슬랙에는 정말 서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림이 그득그득하죠. 아직 다 읽지 못한 채널도 한 바가지고, 조금만 보지 않아도 슬랙들이 많이 쌓이기도 하고요. 이런 공유가 일하는 과정에 대한 얼라인먼트를 맞추기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 이거 절대 쉽지가 않더라고요. 저도 이전에 겪어봤지만 정말 어려워요.
예전에는 참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이 전부 다르니까, 기본적으로 'Agree and Commit'보다는 'Disagree and Commit'이 많을 거라고요. 절대적으로 Agree가 적다고 생각하는 게 저의 기본적인 사상이었고, 저 스스로도 그랬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제는 조금 바뀌었습니다. 3개월 정도 퍼블리에서 일 해보니까 '노력의 결과로 Agree를 이끌어낼 수 있겠구나'라고요. 스쿼드 리더를 포함해서 퍼블리의 모든 리더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왜 이런 의사결정을 하는지 설명하고, 그 과정에서 팀원들의 인풋도 충분히 듣고, 진행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니까요. 이런 노력의 결과가 많은 Agree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하고, Disagree 하더라도 고개를 끄덕하고서 Commit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아요. 이게 제가 생각한 퍼블리의 첫번째 좋은 점이었습니다.
두번째 좋은 점은 특히 제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느낀 점이기도 한데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제품 조직에 속해서 일하는 것이 당연한 이 시대니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이상 제품 조직에서 일하게 될 거잖아요. 그렇다면 '조금 더 좋은 제품 조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참 어렵더라고요.
정말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보니, '개발자는 피라미드식으로, 갑을병정 그리고 그 아래까지 내려가서 일한다'고 말하던 시절도 겪었어요. 대학교 다닐 때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그때 실제로 저희 사장님이 저를 가져가고, 저를 가져간 사장님이 또 어떤 업체랑 계약을 해서 일하는 6단계 업체에서 일해본 적도 있어요. 그런데 요새는 개발자 연봉도 엄청 높고 귀한 자원이라고 이야기되짆아요. 굉장히 솔직한 말로, 약간의 격세지감을 느낄 때도 있어요.
그런데 진짜로 달라졌을까 의문도 있어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역할이 시대가 좋아짐에 따라서 정말 근본적으로 달라졌는지 고민을 많이 해요.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짤이 있어요. 개발자를 가운데 두고서 많은 팀들이 일을 하고 있죠. '결국 개발자가 생산만을 위해서, 무언가 제품을 만드는 사람으로만 끝나야 되는 걸까'. '이렇게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그럼 어떻게 일해야 하지?' 조직적인 관점에서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요, 이 고민과 관련해서 퍼블리에서 굉장히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제가 트라이브 리더인 광종과 1:1을 하다가 가장 큰 인상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너무 당연한 것처럼, 스스럼없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정말 귀한 자원이고 귀한 시간이다. 우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시간은 귀하니까 내가 더 소중하게 쓸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요. 이 말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제가 약간 왜곡해서 기억한 것일 수도 있지만 (웃음), 이게 말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그렇게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저한테 큰 임팩트를 준 말인 것 같아요. 컨플루언스에 굉장히 많은 PCD 회의 문서들이 있잖아요. PCD 회의부터 시작해서 엔지니어링 회의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의 흔적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싱크'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나 느낄 수 있어요. 엔지니어 역시 단순한 오더에 맞추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의사와 의지만 있다면 제품 성장의 주역으로서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부터 이야기하는 주체적 구성원으로 인정 받는 곳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나보니 '나는 누군가 만들고 싶어 하는 걸 대신 만들어 주는 사람이 아니고, 진짜 구성원으로서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제가 이전 회사에서 CTO로서 기술 블로그에 글을 잠깐 쓴 적이 있었는데요. 그 중 일부를 가져와보았고, 이것이 제가 꿈꾸던 조직 문화였어요.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맥락을 이해해서 개발자가 단순히 '이거 해주세요' 요청 받으면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 팀의 일원으로서 제대로 일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되게 어렵더라고요. 직접 만드려고 하니까 더더욱요. '이게 과연 실현 가능한 걸까?' 생각도 많이 했는데, 퍼블리를 보니까 할 수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많은 깨달음이 있었어요. '아, 꼭 내가 다 해내고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었구나. 좋은 동료가 있는 곳에 합류해서, 그곳에서 새롭게 배우고 일하는 것도 기분 굉장히 좋은 일이구나. 파랑새가 너무 멀리 있지 많고, 바로 옆집에 있었다는 걸 빨리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소회를 공유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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