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선물
매일 성경을 읽고 인증하는 모임에 3년째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거라 부담이 적고 보상이나 벌칙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의 인증에 ‘최고예요’ 이모티콘을 눌러주는 것 외에는 서로 사적인 교류도 없다. 모임이 3년 정도 되자 고정적으로 꾸준히 인증을 하는 멤버는 서너 명가량이다. 우리는 서로의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아무 정보도 모르지만 서로의 인증에 그저 응원의 이모티콘을 누른다.
작년 11월, 모임 리더가 밴드 채팅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꾸준히 인증하는 멤버에게 2026년 달력을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 미안한 마음에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결국은 수락했다. 도착한 달력은 ‘모서리 캘린더’라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일반적인 탁상달력과 달리 모서리에 거치하는 일력이었다. 사무실에 있는 내 책상 위에 두고는 싶은데 적당한 모서리가 없어서 며칠을 고민했다. 마침내 안 쓰는 물건들을 서랍으로 보내고 책상을 깨끗이 정리한 다음, 컴퓨터 본체 앞쪽에다가 선물 놓을 공간을 만들었다.
설치하고 나니 새 일력의 그림을 어서 보고 싶은 마음에 새해가 기다려졌다. 새 달력을 선물 받으니, 새해까지도 선물 받은 것 같은 설렘이 따라왔다.
선물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취향을 가졌을까 등 여러 가지를 헤아리는 마음 그 자체이다. 아무리 ‘현금이 최고지.’를 외쳐도 선물이 주는 고유한 감동은 독보적이다. 선물을 고르면서 상대방을 생각하는 시간은 그 어떤 것에 비할 수 없는 큰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설치 완료된 달력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밴드에 올렸다.
오늘의 인증: 당신의 마음을 나의 일터에 놓고 잘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월인 지금 일력 위치는 조금 바뀌었지만 여전히 내 곁에 잘 있다. 매일 한 장씩 뜯어내는 재미와, 이렇게 하루씩 살아내고 있구나 하는 보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