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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희성 Jul 12. 2019

브라티슬라바에서 찾은 여유

슬로바키아 여행기 -4

 미카엘의 문을 통해 나오니 넓은 대로가 나옵니다. 여기서 대통령 궁이 가깝다고 하니 이왕 온 김에 가보기로 합니다. 정문 앞의 둥근 공 모양과 분수대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득실거립니다. 



 예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곳에 있는 한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선 대통령궁 뒤에 있는 잔잔한 공원으로 가야겠습니다. 이동하는 김에 대통령궁 안을 보고 싶어 철망 사이로 슬쩍 보니 군인들이 받들어 총자세로 엄격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는 곳인데 이 정도는 지켜야겠죠. 우리나라 청와대를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접근성이 좋습니다. 이렇게까지 가까이 가 볼 수도 있습니다. 아마 국제적인 분쟁이 없기 때문인 듯합니다. 우리나라도 그 어떤 갈등이 사라지고 브라티슬라바처럼 걱정 없이 평화로워지면 아마 청와대도 더욱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통령궁을 돌아 공원으로 들어오니 수많은 현지인들이 그늘 아래에서 놀고 있습니다. 슬로바키아에서 떠오르는 단어는 단 하나입니다. 여유. 여유로움이 이 모든 나라를 감싸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같은 하늘과 강과 나무와 땅조차도 여유로워 보입니다. 저도 숨 가쁜 관광을 잠시 멈추고 나무 아래에서 여유를 즐겨 봅니다. 하지만 여유롭게 앉아 있을 수 있는 다른 시민들과 달리 오늘 안에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봐야 하는 여행가 입장에서는 오래 쉴 수 없습니다. 쉬다 말고 일어나 브라티슬라바 궁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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