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기 -30
러시아 제국을 근대화시키고, 유럽 변방의 국가에서 중심으로 옮겨 둔 러시아 황실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황제 중 한 명이 바로 표트르 대제 입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도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도시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늪지대였던 이 땅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수 많은 노력을 들이 부었는데요,
덕분에 이런 아름다운 도시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를 가는 길에 표트르 대제의 청동기마상을 만났습니다.
푸시킨의 서사시 <청동기마상>에는 이 기마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앞서 말했듯이 늪지대 위에 지어진 도시입니다.
때문에 홍수가 빈번했는데, <청동기마상>의 주인공 예브게니는 대홍수로 인해 사랑하는 약혼녀가 죽었습니다.
예브게니는 표트르 대제가 만든 도시 때문에 약혼녀가 죽었다 생각하고 이 곳 표트르 대제의 동상으로 와서 삿대질을 하고 욕을 합니다.
그러나 이후 그는 이 동상이 살아 움직여 자신을 쫓아오는 환상에 빠지게 됩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한 표트르 대제에 대한 존경과 도시에 희생된 사람들의 증오가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동상 앞에 서면 예브게니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숨을 한번 불어넣으면 곧장 뛰어나갈 듯 한 웅장한 모습입니다.
푸른 하늘과 맞닫아 있어 더욱 현실감이 넘칩니다.
수 많은 관광객들이 표트르 대제와 사진을 찍고 있는 아름다운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