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여행기 -6
리가의 올드타운 안에는 신기한 벽이 있습니다. 바로 K pop의 벽입니다. 트램을 타고 다시 시내로 들어서자 시에나는 저를 이끌고 어디론가 갑니다. 이미 해는 저물어 주황색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은 올드타운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조금 걸어가니 어두운 골목길이 나옵니다. 시에나는 이곳이 바로 Kpop의 벽이라고 하지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무슨 Kpop의 벽이 있지?
알고보니 한국 문화와 Kpop을 좋아하던 사람들이 낙서를 해 둔 벽입니다. 방탄소년단, 빅뱅, 엑소 등 한류를 대표하는 모든 그룹과 이름이 낙서되어 있습니다. 한쪽에는 그래비티도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Kpop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라트비아에 많은 줄 몰랐습니다. 영어와 라트비아 뿐 아니라 한국어가 인상적입니다. 한국어로 '사랑해요'라는 글자와 자신의 이름도 가득합니다. 한국에 이런 벽이 있었다면 그저 그런 낙서로 생각하고 관심도 주지 않았겠지만, 이곳에서 이런 낙서를 보니 신기함이 배가 됩니다.
아직 남아있는 올드 타운의 성벽을 지나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하러 이동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 외국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는 상상은 해본적도 없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털보 아저씨가 마시라고 권유 했음에도 거절했는데, 시에나와 에반이 반나절도 되지 않아 친근해졌나 봅니다.
맥주를 마시며 못다한 이야기 보따리를 뽑아냅니다. 친구들은 유능한 예능 진행자처럼 이야기를 끊임없이 꺼내게 만들어 줍니다. 제 한마디에 귀 기울이는 모습에 신이 나서 이야기하게 됩니다.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친구들입니다. 밤 12시가 넘어가도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한국어, 한국 문화, 서울에 이어 리가, 라트비아 이야기를 하였고 이야기는 돌고 돌아 Kpop과 드라마 등 많은 주제가 나왔습니다. 자리를 옮겨 아이리쉬 펍에서 술을 마시며 놀다보니 벌써 새벽 2시입니다. 꿀 향기 풍기는 맥주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니 끝이 없습니다. 친구들이 한국에 온다면 꼭 서울 구경을 시켜줘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