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노력 큰 결과

by 김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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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카페 중 지구 온난화, 환경보호에 이름을 내걸고 ‘북극곰 살리기’ 운동을 주도하는 곳이 있다. 이 카페의 벽면엔 귀여운 북극곰 일러스트와 포스터가 여러 군데 걸려있고, 특히 얼음을 밟고 서 있는 북극곰이 조각된 시계가 눈에 띈다. 북극곰 캐릭터가 그려진 마그넷, 배지, 수첩, 스티커 등 여러 가지의 굿즈도 함께 제작해 팔고 있다. 어두운 조명에 아기자기한 분위기, 빵 종류도 굉장히 다양하고 맛있어서 다른 지역에서 손님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내가 아는 카페 중에서도 빵과 커피가 가장 맛있는 집이다. 그래서 친구들이 동네로 놀러 오면 꼭 이 카페로 데려오곤 했다.


카페 내부를 둘러보다 보면 북극곰의 소식을 알 수 있다. 웬만하면 나도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고 하지만, 적극적인 환경운동가는 아니어서 새로 접하는 정보가 많다. 바닷물이 얼어서 만들어진 얼음인 해빙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그래서 북극곰들이 사냥하다가 잠시 발을 딛고 쉴 수 있는 지면이 사라지고 있다고. 수영할 줄 아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북극곰들이 익사한 채로 발견되는 이유다. 물고기를 입에 문 채 내 몸 하나 누일 얼음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헤엄치는 북극곰을 떠올려 본다. 얼마나 오랜 시간 헤엄쳐왔는지 알 수 없다. 잡은 물고기를 먹으며 잠시 쉬었다 갈 얼음만 찾으면 되는데, 온몸에 힘은 다 빠져가는데 얼음 하나 보이지 않고 눈앞엔 시퍼런 물뿐이라니…. 사람인 내가 생각해도 절망적이다.


오래전부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크게 상승했다. 특히 북극은 지구 전체의 기후 시스템을 조절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다량의 눈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여러 가지로 복잡한 물리적 상호작용을 하며 북극 지역 기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해빙은 물로 만들어진 얼음보다 더 빨리 녹아 사라진다. 이는 곧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 현상에도 가세한다. 해빙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면서 다량의 얼음이 녹아 물로 변하고, 이때 태양 빛을 반사 시키는 정도인 알베도**가 동시에 급감하여 더 많은 양의 태양열을 북극 지역의 지표로 유입하는 셈이 된다. 하여 해빙이 녹으면 녹을수록 연쇄작용을 하듯 북극은 점점 더 따뜻해지는 것이라고. 북극곰 없는 북극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카페 벽면의 한 포스터 문구가 눈에 띄었다.


‘작은 노력이 모여 큰 결과를 가져오기를…!’


우리의 노력은 정말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의심스럽지만 의심하고 싶지 않다. 비단 환경뿐만 아니라 모든 일이 그럴 것이다. 개개인이 가진 기준에 따라 큰 노력은 누군가에게 작은 노력으로 비추어지기도 하고, 오히려 작은 노력이 이상하게 큰 노력처럼 비추어지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 전자의 상황이 더 많이 벌어지긴 하지만, 애석하게도. 해빙이 더 녹지 않도록 인간들이 작게나마 노력한다는 것을 북극곰이 알 리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한가지 영향이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우리의 작은 노력은 헛되지 않은 게 아닐까. 북극 증폭의 연쇄작용처럼.


매번 큰 노력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큰 노력이 아주 작은 노력의 결과치만이라도 끌어낼 수만 있다면 어쨌든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어쩌다 작은 행동이 더 큰 영향을 불러올 수도 있으니까.


* 북극 지역의 온난화가 다른 지역보다 유독 빠르게 진행되는 현상

** 태양 빛에 대한 천체 표면의 반사율



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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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노력 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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