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가고 핥고

by 김단이


모기도 아닌 벌레가 자꾸만 유리 벽을 기었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밖으로 날아가고 싶은 것이 분명하다.

기다가 핥다가 발돋움해 한번 날았다가 다시 유리 벽에 착지.

포기할 듯 포기를 모르는 모습이 어쩐지 안타까운데 웃기다. 안타까운데 왜 웃긴 건지는 나도 잘 모른다. 죄 없는 곤충이 유리 벽에 부딪히는 모양을 보며 흥흥, 웃다가 나도 저 유리 벽 너머를 꿈처럼 바라본다.

나도 저렇게 웃길까 생각해 본다.



2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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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가고 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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