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반려돌

by 김단이



최근 반려돌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바쁜 현대사회 속 아등바등 살아가며 정신적·정서적으로 교감과 만족이 필요한 청년들 사이에서 ‘반려돌 키우기’가 시작되었다는데, 특히 코로나시기부터 유행했다고 한다. 나 또한 이런 아이템을 좋아하는지라 유튜브에서 반려돌 목욕시키는 영상이나 훈련 시키는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굴러!” 하면 반려돌이 주인의 터치에 따라 데굴데굴 구른다. 때론 구르기 싫은지 잘 굴러갈 것처럼 보이다가 얼마 구르지 못하고 멈춰 선다. 누가 돌 아니랄까 봐 우직하고 호불호가 뚜렷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도란도란 가만히 앉아서 주인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반려돌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젠 마트나 길에서도 심심찮게 반려돌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언젠가 아이파크몰에서 엄마와 장을 보다가 반려돌 가판대를 지나간 적이 있었다. 형형색색 다양한 모습의 반려돌이 잔뜩 있었고, 집 꾸미기 용품과 반려돌이 사용하는 모자, 목도리, 선글라스, 안경, 바구니 등 귀여운 소품도 함께 진열되어 있어서 잠시 구경했다. 그러다 엄마가 나지막이 말했다.


“우리 집에도 있어, 반려돌.”

“반려돌이 있다고?”

“응, 로이. 고양이에서 돌 됐잖아.”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가 이제 장례를 치르고 메모리얼스톤이 된 로이를 떠올렸다. 로이의 모습을 떠올리니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맞네, 그러네. 반려돌이네.”


장을 보고 집에 돌아온 나는 하얗고 푸르스름한 로이 스톤의 모습을 괜스레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요즘은 전처럼 자주 말을 걸지 않지만, 가끔 로이 스톤에게 ‘잘 잤어?’ 인사를 건네곤 했다. 물론 고양이였을 때가 훨씬 더 좋았지만 스톤의 모습으로 우리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로이가 든든했다. 다시금 스톤을 들여다본다. 벌써 4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 시간이 참 짧으면서도 묵직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젠 로이를 떠올릴 때 울지 않는구나. 엄마도, 동생도, 나도, 할머니도.



그래도, 지금은 비록 돌의 모습이지만
로이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야.



여전히 로이 꿈을 꾸고 가끔은 로이 환상을 본다. 감사하게도 집이라는 공간에 있으면 로이와 함께 하고 있음을 언제든지 느낄 수 있었다. 그 작은 몸으로 아직은 길기만 한 나의 여생을 함께할 만큼 짙고 짙은 기억을 내 머릿속에 새겨두었으니 로이는 참 대단하고 훌륭한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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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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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반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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