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에 짧은 글 한 편이나 영상을 보고 잠을 자는 편이다. 영상은 1분이 채 넘지 않는 릴스 위주로 본다. 그렇게 아주 잠시나마 눈과 머리를 스치고 간 한 문장 글과 영상은 꼭 다음 날 새벽쯤 짧은 꿈이 되어 나를 찾아왔다. 지난밤 영상에서 보았던 일들이 꿈속에선 나를 주인공으로 세운 채 전혀 다른 내용으로 찾아올 때도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감정을 느끼도록 불을 지펴주기도 했고, 실제로 만나고 싶던 책 속의 주인공이 사람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나기도 했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읽은 날은 꿈속에서 그 사람의 손을 맞잡은 채 펑펑 울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 주인공은 여러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말없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곤 했다. 아무튼, 상상력이 좋은 것인가. 꿈속에선 무엇이든지 가능했다. 만나고 싶은 이를 만날 수 있었고, 그리워하던 이를 마음껏 사랑할 수 있었다.
하루의 감정에 따라 영상이나 글을 선별하여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된 하루를 보낸 날 밤엔 일부러 복잡한 내용의 글과 영상은 피한다. 머리를 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잔뜩 지치는 하루를 보냈는데, 새벽녘에 꾸는 꿈마저도 스트레스를 동반한다면 그다음 날 아침이 너무나도 피곤했다. 그런 날은 커피를 다섯 잔 마셔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낮 오후가 되면 여지없이 난 오늘 하루를 살피곤 한다. 오늘의 나의 몸과 마음은 어느 정도로 건강한가? 밤이 되면 어떤 글을 읽을까? 어떤 영상을 저장해놓고 봐야 하나? 아주 누추한 꿈속이지만 나를 만나겠답시고 침대 머리맡 옆에 줄을 선 이들 중 오늘 난 누굴 만나야 할까. 그리고 어떤 일이 또 나를 애타게 찾고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남는 시간, 오늘 밤에 볼 글을 고르고 영상을 고른다. 오늘은 왠지 테레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이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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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1.
책을 덮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