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by 김단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영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에겐 ‘관계’라는 것이 그렇다. 갖가지의 시행착오를 두고도, 예시를 두고도 ‘관계’라는 것이 영 그렇다. 친구인 것 같다가도, 그 이상인 것 같다고도, 하루아침에 돌아버리고 싶은 마음들. 그런 마음을 모아 털실 목도리를 짜면 끝없이 길게 길게 짜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그 털실 하나하나에도 담겨 있는 갖가지 의미는 다를 것이다. 나의 날실은 ‘원망’으로만 의미가 담겨 있는데도 당신의 씨실에선 ‘사랑’의 의미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말았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내가 아무리 소리쳐도 상대는 나의 진심을 들을 수 없다. 목이 쉬도록 소리 지른다고 해도 상대방이 듣지 않겠다고 귀를 막는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대는 내 진심을 전해 들을 수 없다. 소리를 지르다, 지르다 상처 입은 목에서 더 이상 아무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남이사”인 세상이다.


이런 인생은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생각한 적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종래 다다른 결말을 곱씹다 보면 결국 의미가 있다. 상대방에게 결코 전달 되지 않는 진심은 내가 듣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추억이 되어 내 삶을 끝장낼 때까지 나를 책임지고 마는 것이었다. 상대에게 닿지 않는 진심은 아주 짧게는 나의 자녀에게까지도 전달되고 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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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4.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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