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한 너를 다시 만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만약에 그 사람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날이 온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다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게 되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 번쯤 다시 만나고 싶고, 만나서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는지 그리고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그리고 우리 다시 함께 할 수 있을지. 만약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나는 이러지 않았을까?
시간이 흘렀고, 그녀를 만났다.
시간이 흘렀고 그녀 집 근처 카페에 도착했다. 1년? 2년?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다시 만나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그 사람을 기다렸다. 조금 늦는다는 말에 따뜻한 커피 한 잔 주문하고 카페에 앉아 창가를 바라봤다.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며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생각한다. 그때 올라가던 아파트에선 이미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고 아무것도 없었던 동네에는 커피숍과 매장이 들어섰다. 그렇게 과거를 회상하며 커피를 마신다. 시간이 지나 기다리던 그 사람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시간이 흘러가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별하면 누구나 그렇듯 그 사람 아니면 죽고 못살겠다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더 이상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더 이상 조급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그럴까 아직도 손과 마음은 떨린다. 아닌 척하며 커피잔을 만지고, 아닌 척하며 다 마신 커피의 빨대만 계속 깨문다. 그래야 떨리는 손 떨리는 입술 그녀가 볼 수 없을 테니깐. 애써 괜찮은 척 그 사람을 바라봤고 웃었다. 그 사람도 나를 보며 웃어주겠지 하며 말이다.
잘 지냈어?
그녀라면 이렇게 먼저 물어봤을 거다. 첫 대화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는 옛이야기를 해도 눈물이 나진 않았다. 그리고 그녀도 분명 잘 지내고 있었을 거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그렇게 약한 사람은 아니었으니깐. 비록 고민이 많고 힘들 수 있어도 그걸 극복하고 이겨내 갔으니깐. 그렇게 그 사람과 그동안 있었던 일들과 함께 우리의 옛이야기를 꺼내간다. 듣기 싫지 않았다. 잠깐 만날 줄 알았던 만남이 길어지고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대화가 늦은 밤이 돼서야 끝났다. 연애를 하고 있는지, 내가 싫지는 않은지, 내 마음을 아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또다시 상처가 될까 묻지 못했다. 그렇게 차마 물어보지 못한 이야기, 말하고 싶지만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품고 집으로 향한다.
그녀를 다시 만난다면 아마 이렇겠지. 그동안 못 봤던 이야기 속 시원하게 나눌 수 있어서 좋겠지. 다시 만난다면 웃으며 서로를 볼 수 있겠지. 아마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했지. 그런데 그렇게 사랑했던 널 아무렇지 않게 만난다는 게 가능할 리 없지.
차마 하지 못한 말,
아직 너를 해
다시 너와 싶어
마음에 품은 그 말.
아니,
벚꽃이 활짝 핀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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