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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Feb 22. 2016

말할 수 없지만 말하고 있다

그녀에게 연락이 오고..


사소함에 굉장히 흔들리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날이 있다. 어느 날 그녀의 페이스북을 보다가 몇 시간 후 더 이상 그녀의 페이스북이 검색이 안된 날이 있었다. 그날도 혼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혹시 내가 가끔씩 들어와서 보는 걸 알아버린 건 아닐까 그래서 날 차단하게 아닐까 상상도하고, 남자친구가 생긴 건 알고 있었는데 혹시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페이스북을 비활성화한 게 아닐까 별의별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게 됐다. 그녀 입장에서는 학업에, 취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활성을 했을 수 있고 탈퇴했을 수 있다. 나와는 상관없는 그녀지만 작은 변화가 오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게 된다.


하루는 카카오톡 대화명이 사라지고 사진도 사라진 날이 있었다. 나와 헤어진 직후에 사라졌기에 혹시나 차단당한 걸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카카오톡 사진이 생긴걸 보고는 차단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생각한 날이 있다. 내 기억으로는 그날이 그녀에게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던 날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 그녀의 사진과 대화명이 사라지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페북이 변하고 카카오톡이 변해도 연락할 수 없지만 그녀에게 변화가 생기고 혹시나 날 의식하진 않는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곤 했다. 어디까지나 날 의식하고 한 행동은 전혀 없음을 지금은 알고 있지만 막상 사소한 변화가 찾아오면 냉정해지지 못하는 게 마음이다. 그런 사소한 변화에 이번에도 냉정해지지 못하고 그녀 생일날 연락을 했고 헤어진 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락이 왔다. 사소한 변화에 참지 못하고 연락을 했고 어차피 답장이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그녀에게 온 답장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생일과 답장>에 썼던 글을 이어서 써보려 한다.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이전에 썼던 글처럼 그녀의 생일 며칠 전에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긴걸 알게 됐고 더 이상 연락하면  안 되는걸 알지만 마지막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 메신저를 보냈다. 진심을  담아하고 싶은 이야기도 전부 하고 축하한다고 보내니 몇 시간 후 비활성인 페이스북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며 연애 중이 사라진걸 알게 됐다. 헤어진 건지 아닌지 혼자 판단하지 않았지만 그걸 보니 다시 연락하라고 마음이 말하기 시작했다. 이러면  안 되는걸 알지만 그녀 생일 당일 날까지 연락했고 답장이 왔다.


딱히 엄청난 내용을 적어서 보낸 건 아니었다. 그냥 함께 갈 수 있는 콘서트 티켓을 몇 장 받아서 나는 안 봐도 좋으니깐 함께 갈 친구나 가족이 있으면 같이 보고 스트레스도 풀라고 이야기했다. 지금 당장에 그녀에게 잘 지냈는지 그리고 다시 만나자고 말할 순 없었다. 아직 나는 헤어진 그날보다 성장하지도 않았고 많은 변화도 없었다. 그렇기에 적어도 지금은 그녀를 붙잡는다거나 다시 보고  이야기할 마음은 없었다. 그렇게 메신저를 보내니 처음엔 그녀에게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고 콘서트 티켓을 확실히 받은 날 또 그녀 생각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연락을 했고 드디어 그녀에게 답장이 왔다.



참석하고 싶은데 그날 안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마음만 받을게 ~ 고마워



그런 그녀에게 아직 시간이 있으니 편하게 생각하다 말해달라고 전했고, 그녀에게 고맙다는 답장을 마지막으로 대화가 끝났다. 큰 기대는 안 했다. 이렇게 초대 한다한들 보러 오지 않을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이렇게 답장이 와서 놀랐고 그날부터 다심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이날도 많은 상상을 하게 됐지만 나 역시 많은 준비가 안됐기에 대화는 길게 이어가지 않았다. 그냥 답장이 와서 기뻐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답도 없고 무시하던 그녀가 반응해준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뻤다.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날 이번엔 그녀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저번에 말한 콘서트.. 난 시간이 안돼서 참석 못 할거 같아 ㅠㅠ 혹시 다른 지인이 가도 될까??


딱히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못 간다고 했을까 생각했지만 먼저 이렇게 연락이 온 걸 보고 정말 시간이 안됐나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는 것만으로 손이 떨리고 말이 안 나왔다. 물론 지인들 초대해도 된다고 이야기했고 역시 고맙다며 대화가 끝났다. 그녀도 나도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간단하게 연락만 하고 있다.


지금도 그녀에게 필요하거나 즐길 수 있는 일이 생기면 간혹 연락하고 있다. 그녀는 그런 나에게 이모티콘도 써주며 이야기한다. 아무 이유도 없는 사소한 일일지 몰라도 이런 연락 하나하나가 이모티콘 하나하나가 무너져가는 마음을 다시 잡아주고 심장을 뛰게 만들어준다.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 그래도 다가가려 할수록 멀어지던 그녀가 나만의 선을 긋고 나니 조금은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


다시 만나겠다는 다시 잘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녀에게 필요한 걸 주고 나도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도 그녀와 다시 잘되길 우선시하지 않는다 내가 변하고 성장하길 우선시하고 그날이 오면 정식으로 찾아가 보자 다짐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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