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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Feb 23. 2016

열정적인 춤 탱고와 사랑

뜨거운 사랑과 배려가 담겨 있는 탱고


탱고는 춤과 음악이 함께하는 문화이며,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 있고 수준 높은 보물이다. 하지만 처음 탱고는 1880년 무렵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에서 노예나 노동자, 이주민들이 피곤함을 잊고자 즐기던 하층민의 문화유산이다. 오늘은 이 탱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탱고에 대한 이야기를 왜 하는지 생각한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탱고의 첫 이름 `바일리 꼰 꼬르떼`는 멈추지 않는 춤이라는 뜻이었지만 지금은 만지다,  마음을 움직이다는 어원을 가진 `탱고`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탱고라고 하면 남자와 여자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지만 본래 탱고는 하층민들이 그날의 고된 하루를 잊기 위해 남자들끼리 서로 껴안고 추던 춤이다. 남녀가 함께하지 않았던 본래의 탱고에도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있고 따뜻하고 열정적인 사랑이 담겨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탱고,
세상에서 가장 매력 있는 사랑



탱고는 정해진 동작이나 움직임 없이 음악에 맞춰 순간마다 판단을 내리고 즉석에서 동작을 맞춰 춤이 만들어진다. 지금은 기본적인 순서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지만 진짜 탱고를 연습할 때는 정해진 순서 없이 기본적인 동작들만 연습한 후 즉흥적으로 추기도 한다. 그렇기에 탱고는 무수히 많은 동작과 패턴을 가질 수 있고 새로운 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춤 중 하나이다. 전 세계에 70억 명의 사람이 있고  그중 절반이 남자라면 35억 가지의 춤을 만들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자유롭게 만들어가는 춤처럼 탱고 속에는 35억 가지 이상의 사랑이 담겨 있다.


이렇듯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면 진짜 내 모습을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나만의 방법으로 사랑하길 바란다. 탱고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춤인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나만의 방법으로 매력적인 사랑을 해라. 필자 역시 헤어진 후 어떡하면 좋을지 몰라 인터넷부터 시작해서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찾아보곤 했다. 하지만 결국엔 내 마음속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이 그녀에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이고 솔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해 내 마음이 이끌고 가는 그대로 움직였다. 픽업아티스트, 연애상담소 등 연애와 사랑을 알려주고  이야기해주는 곳도 많이 있다. 물론 사람의 심리를 알고 분석해서 움직인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나만의 사랑으로 그녀를 대하고 설령 그녀와 헤어졌을지라도 시간이 지나고 뒤돌아보면 정말 소중한 나만의 사랑이 되는 것 같다.




3분의 연애,
많은 사랑



탱고는 통상적으로 3분 정도 춤을 추게 된다. 적어도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서로에게 집중하며 언제 변할지 모르는 자유로운 춤사위를 맞춰야 한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거나 상대에게 집중을 하지 않으면 스텝이 엉키고 다른 커플들과 부딪히며 춤을 망치게 된다. 그렇기에 탱고는 3분 동안 나와 춤을 추는 파트너와 감정부터 행동, 몸짓까지 공감해야 한다. 그것도 말이나 손짓이 아닌 눈빛 하나만으로 상대를 느끼고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흔히들 탱고를 3분의 연애라고 말한다. 짧지만 단 3분 만에 상대와 교감하고 공감하는 탱고만큼 사랑이 가득 담긴 춤이 또 있을까?


짧은 3분의 시간에도 상대방의 깊은 감정이나 행동까지 읽을 수 있는 게 탱고다. 지금까지 했던 연애들은 대체적으로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가장 짧았던 연애가 1년인 만큼 연애를 시작하면 꽤 오랜 시간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나고 내 가장 짧았던 연애는 90일이 돼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연애에서 느꼈고 탱고에서 배우게 됐다. 비록 짧았던 시간이지만 그녀를 가장 많이 사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 만나고 있는 소중한 연인이 있다면 옆에 있는 지금부터라도 많은 사랑을 해주길 바란다. 고작 3분을 사랑하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걸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을 할 수도 있으니.



보이는 게 다가 아닌 탱고,
생각하지 말고 느끼는 사랑



탱고라는 춤은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굉장히 역동적인 춤이다. 비록 음악은 슬프고 우울한 분위기가 날 수 있어도 동작만큼은 육감적이고 역동적이다. 어느 순간 집중해서 탱고를 바라보면, 파트너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다리를 넣기도 하고, 상대방의 허리를 감싸 안기도 하며, 손이나 다리로 상대방의 몸의 훑기도 한다. 또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도 하며 바닥부터 파트너의 몸까지 이리저리 쓸며 움직이기도 한다. 춤을 보면 그때부턴 시각에 집중하기보단 춤을 추는 사람의 감정을 느껴보려 노력하게 된다. 이런 탱고는 단순히 잘 춘다가 아닌 육감으로 느끼는 예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한 춤이 아닌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끌어당기고 그들의 관계에 집중하게 만든다.


사랑을 하고 있다면 탱고처럼 하라.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이런 행동을 보이면 그녀가 어떻게 반응할지, 어제는 밀었으니 오늘은 당겨야지 처럼 상대방을 분석하고 파악하려 하지 마라. 사랑은 머리로 생각하고 분석해서 움직이는 게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따라 심장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그녀를 정말로 사랑하고 배려한다면, 탱고처럼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게 집중하고 끌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 말고 마음으로 느껴라.




파트너와 마주하는 거리 0cm



탱고는 파트너와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춤을 춘다. 파트너가 있는 춤은 서로 옆에 붙어 춤을 추는게 맞지만 탱고만큼은 붙어있는 게 아닌 파트너와 하나가 된다. 실제로 탱고 경기나 탱고 무대를 보면 상대방을 항상 주시하고 눈을 쳐다본다. 그러는 동안 다양한 동작이 오가지만 파트너의 눈과 눈 사이의 거리는 10cm조차 안 되는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다. 상대가 멀어지려 하면 다시 잡아당기듯 탱고는 `함께`추는 춤 이기전에 `하나`가 되어 추는 춤이다. 그렇기에 파트너의 숨소리부터 감정 생각을 읽을 수 있고 다음 동작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멀어지려 하지 마라. 단순히 거리가 멀어지는 게 아닌 감정이 멀어지면 그 순간 상대는 점점 더 멀어지고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상대가 멀어질 수 있지만 그런 날이 온다면 탱고처럼 다시 잡아당겨 가까워져라. 사랑 역시 인생의 동반자로서 `함께`간다가 아닌 정말 말하지 않아도 그녀를 알 수  있는 관계가 되어 `하나`가 될 수 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람이 연인인  만큼 그녀와 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벌써 있을 수 있다. 지금부터는 연인을 더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숨소리부터 감정까지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실 오늘 탱고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탱고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느꼈지만 지금 쓰려는 이 글이 나를 가장 크게 울렸고 다시 한번 뒤돌아보게 만들어줬다. 탱고라는 춤은 절대 혼자 출 수 있는 춤이 아니다. 그런 만큼 둘의 호흡이 중요하고 파트너 또한 중요한다.



탱고는 땅게로의 변화만으로도
하나의 완벽한 춤이 된다.



탱고라는 춤은 땅게로의 변화로도 완벽한 춤이 될 수 있다. 탱고에서 땅게로란 리드를 책임지는 남자를 뜻하고 이 리드를 따라오는 여자를 땅게라라고 부른다. 탱고를 추려면 둘이 필요하다. 하지만 춤을 완벽하게 추기 위해서는  한쪽만으로도 충분하다. 땅게로가 리드를 잘한다면 땅게라는 자연스럽게 리드를 따라오게 된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는 건 남자가 잘해야 한다거나 여자가 잘 따라와야 한다는 말을 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다.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게 된다면 서로 자신의 사랑을 리드할 줄 알아야 한다. 땅게로가 탱고를 리드하다 스탭을 꼬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턴 춤의 전체적인 흐름이 망가지게 된다. 이처럼 사랑하는 연인이라면 서로가 사랑의 주체가 되고 상대방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스탭을 맞춰줘야 한다. 상대방을 나에게 억지로 맞춰 탱고와 사랑을 망치는 게 아닌 상대방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나부터 변화하는 게 탱고가 알려주는 사랑이다.


오늘 이 글을 읽기 전에 사랑하는 연인과 싸우고 왔다면, 혹시라도 상대방을 나에게 맞추려고 했다면 자기 전에 전화해 리드하는 땅게로가 돼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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